(워싱턴·서울=뉴스1) 공동취재단,박혜연 기자 = 아일랜드 밴드 U2의 보컬 보노와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그리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까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처음 대면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이어줄 세 명의 인연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디모테오', 바이든 대통령의 세례명은 '요셉'이다.
또한 양 정상은 자국에서 두 번째의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우리나라의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며, 바이든 대통령도 존 F.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다.
양 정상은 약 20년 만에 한미 모두 진보계열 정당 대통령이 호흡을 맞추게 된 점도 같다. 김대중 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20년만에 '민주당' 한미 정상 호흡을 맞추게 됐다. 케네디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아일랜드계인 점도 눈에 띈다.
이러한 공통점을 곧 '인연'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복안이다.
◇보노, 셰이머스 히니, 아일랜드, 그리고 바이든
시작은 2019년 12월 내한해 만난 록밴드 U2의 리더 보노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노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시집에 친필 서명을 담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히니는 저명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저희 가족의 친구"라며 "이 시들이 대통령님께 축복이 돼 드리길 바란다"라는 친필 서명과 함께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12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바이든의 자서전에 나오는 시 구절을 인용해 축하했는데, 이 시가 보노가 선물했던 히니의 '트로이의 치유'(The Cure at Troy)'의 구절이다.
바이든 가족이 모두 외우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 시는 '일생에 단 한 번, 간절히 기다리던 정의의 파도가 솟구칠 수 있다면, 역사와 희망은 함께 노래하리'라는 구절로 유명하다.
이는 바이든 당선인이 2008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부통령 제의를 수락하면서 "젊은 오바마는 희망이고 연륜이 많은 나는 역사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히니의 시를 차용해 자신은 '역사'이며 오바마는 앞으로 펼쳐질 '희망'이라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첫 통화에서 "이제 당신은 희망이자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부통령으로 '역사'였지만, 2020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희망'이 됐다는 함축적이면서 문학적인 축하 메시지다.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곧바로 알아챈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기뻐하면서 통화 분위기가 좋아져, 문 대통령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보다 4분간 더 통화를 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상대를 알고 배려한 문 대통령 특유의 외교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가족이 암송하는 시 구절을 차용한 것과 같이 평소 대화할 때 가족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스타일을 존중한 것이다.
◇디모테오, 요셉, 프란치스코 교황,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첫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가톨릭이라는 종교적 공통점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직후 교황과의 축하 전화통화에서 기수변화, 민주주의 등 공통의 관심사를 이야기했다며 "오늘 문 대통령과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니 우리 두 사람이 견해가 비슷한 것 같다"고 친근감을 과시했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 마지막 일정으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을 면담하는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문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있지만, 미국의 첫 흑인 출신 그레고리 추기경은 바이든 대통령과 남다른 친분을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선물할 '특별한 선물'도 마련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세례명 실바노)이 기획한 '구르마(손수레) 십자가'로,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낡은 손수레를 해체한 뒤 만든 십자가 10개 중 하나다. 가톨릭으로 그레고리 추기경과 문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세 사람의 인연이 이어지는 셈이다.
◇코로나19 극복, 경제, 뉴딜, 루스벨트 대통령
여기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인연을 잇는 연결고리다. 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 기념관을 시찰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33년부터 1945년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재임했던 미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으로,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과감한 지출 확대와 복지 확충을 골자로 하는 '뉴딜 정책'을 추진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모두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사람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롤모델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꼽았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집무실(오벌 오피스) 책상 맞은편 벽에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고 있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적 재건을 목표로 국정을 운영하는 공통사다. 문 대통령의 루즈벨트 기념관 시찰에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손자인 델 루스벨트 미-사우디 비즈니스 협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여사의 책 '세계인권선언' 책자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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