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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해외원전 수주 탄력…중-러 견제전선 구축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3 15:05

수정 2021.05.23 15:05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뉴스1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미국이 '원전 동맹'을 구축하면서, 국내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해외의 신규 원전수주를 싹쓸이하는 가운데 이번 한미 원전 협력을 통해 한국의 수주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설계 등에서 원천기술을, 한국은 시공·기자재 분야의 경쟁력이 있다. 양국의 강점을 토대로 시너지가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한국수력원자력은 "한미 정부간 해외원전시장 공동진출 합의가 한수원의 해외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지난 21일 성사된 한미 해외 원전사업 공동참여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세계 원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기자재 공급망을 갖춘 한국과 전통적인 원전 강국으로 이미 해외에 많은 원전을 수출한 경험을 지닌 미국이 함께 해외사업에 진출한다면 수주 경쟁력도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내부적으로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원전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원전 기술은 수출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수원이 현재 수주에 뛰어든 해외 원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1기(1000~1200MW급), 폴란드 6기(총 6000~9000MW 규모),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2호기 운영정비와 추가 원전 건설 등이다. 프랑스, 러시아, 미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한국은 지난달 6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 1호기가 상업운전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6번째로 수출 원전이 실제 운영되는 국가로 거듭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한국이 최적의 해외원전 공급망을 갖추게 되면, 수주경쟁력 제고와 양국 원전 생태계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09년 UAE 원전(4기)에 이어 12년 만에 수출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한미 원전 드림팀' 구성이 원전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정부망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양국 원자력 협력 프로젝트인 중국 장쑤성 톈완 원전 및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의 착공식을 화상으로 참관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협력 대상이나 노형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원전 협력이라는 큰 틀에 합의했기 때문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중소형 원전에 대한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 SMR은 용량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새로운 설계 개념을 적용해 안전성과 활용성을 대폭 높인 원전이다.


현재 한국,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SMR 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초소형원전 육성 정책을 밝힌 바 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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