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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다를거라더니…" 바이든 대북정책 혹평한 볼턴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4 17:43

수정 2021.05.24 17:47

한·미 정상회담 평가절하
"북한문제, 본질없이 수식어뿐
해법 쥔 중국 직접언급 회피해"
쿼드 참여 물러나 있는 한국에
"中 패권 아래 표류하고 있어"
"공은 북한에 있다" vs "북에 영향주는 중국에 해법 있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명확하게 조율된 외교를 북한에 제시했으며,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23일(현지시간) ABC방송 시사대담에 출연해 북한문제와 관련해 "공은 그들에게 넘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은 전임 행정부들이 했던 북한 관련 일들을 살피는 등 철저한 검토를 했다며 미국이 외교를 할 준비가 돼있지만 "문제는 북한도 그러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 재검토를 지난말 마쳤으며 북한에 접촉을 제안해 북측으로부터 접수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링컨은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지만 "우리는 외교적으로 북핵문제를 추진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인터뷰에서 미국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동맹, 파트너들과도 북한 핵 문제를 긴밀하게 상의했다고 답변했다.
자신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이들 국가들을 방문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점도 언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는 양국 정상간 만남은 일단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 초강경 '매파' 세력인 네오콘의 핵심 인사였던 존 볼턴 미국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북한문제의 해법은 중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강요받을 때에만 변화가 올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북한의 위협, 특히 일본과 미국에 대한 위협이 중국의 가까이에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더이상 행동의 결과를 회피하도록 둘 수 없으며, 한국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과 한국 지도자들이 전략 수립을 시작해야 하는 지점은 바로 이 부분"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볼턴은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본질을 아직 살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 넉 달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본질보다는 레토릭(수사)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예를 들어 미국 당국자들은 반복해서 바이든의 대북정책이 전임자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실제로 어떨지에 대해서는 눈에 띄게 말을 아꼈다"고 꼬집었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양측의 공동성명은 간접적으로만 언급했다"며 "중국을 북핵 6자회담의 참가국으로만 대한다거나, 별 관심 없는 주최측 또는 중재자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김씨일가의 독재정권과 오늘날 현실까지 중국이 지녀온 본질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오랫동안 뒤에 숨어있었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은 이를 너무 기꺼이 묵인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볼턴은 "한반도 통일을 두고 미국과 한국의 방법론은 다르지만 두 나라 모두 궁극적 정책 목표이고, 중국은 그것을 실현시키는 데 중요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시진핑은 '하나의 한국'을 만드는 데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협력체인 '쿼드' 가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인 쿼드와는 떨어져서 점증하는 중국의 패권 하에 표류하고 있는데, 이는 동아시아에 대한 시 주석의 의도로 보인다"면서도 "한국이 꺼린다면 쿼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대만이나 싱가포르가 합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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