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EU, 벨라루스 경제제재 합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5 07:02

수정 2021.05.25 07:02

[파이낸셜뉴스]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27년 장기집권이 23일(현지시간) 반체제 언론인이 탑승한 국제선 여객기를 납치하는 사달을 냈다. 지난해 8월 10일 수도 민스크에서 대통령 선거 조작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시위대가 피를 흘리는 시위 참가자를 들쳐 업고 나르고 있다. AP뉴시스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27년 장기집권이 23일(현지시간) 반체제 언론인이 탑승한 국제선 여객기를 납치하는 사달을 냈다. 지난해 8월 10일 수도 민스크에서 대통령 선거 조작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시위대가 피를 흘리는 시위 참가자를 들쳐 업고 나르고 있다. 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벨라루스에 대한 경제제재에 합의했다.

전날 벨라루스가 반체제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가 타고 있던 아일랜드 라이언항공 소속 여객기를 수도 민스크로 유인해 강제로 착륙시킨데 따른 조처다.

EU는 벨라루스와 하늘 길도 끊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정상들은 이날밤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 모여 벨라루스에 대한 '대상을 특정한' 경제제재에 합의했다.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27년 통치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한 기업들과 과두제 집권층, 이른바 올리가르히가 제재 대상이다.



EU는 이번 경제제재가 '지체 없이'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광범위한 제재로 벨라루스 일반 시민들에 고통을 주는 대신 올리가르히 소수 집권 엘리트들에 대한 제재를 통해 루카셴코와 측근들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 '대상을 특정한' 제재의 목표라고 EU는 설명했다.

EU 정상들은 아울러 EU와 벨라루스 간 하늘 길도 끊어버렸다. 회원국 항공사들의 벨라루스 운항 금지와 함께 벨라루스 항공사들이 EU 영공과 공항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제민간항공기구(이카오·ICAO)에 긴급 조사를 촉구했다.

유엔 산하 이카오는 27일 이사회를 소집키로 했다.

27개 EU 회원국들은 또 프라타세비치의 즉각 석방과 그의 배우자인 소피아 사페가를 즉각 석방할 것도 요구했다. 사페가 역시 프라타세비치와 함께 민스크에 억류돼 있다.

미국 백악관도 벨라루스 비판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분노했다"면서 벨라루스의 여객기 납치는 국제 평화를 해치고 벨라루스 체제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키 대변인은 "즉각적이고 국제적이며 투명한, 또 신뢰할만한 조사를 요구한다"면서 벨라루스와 가까운 러시아에도 경고했다.

한편 벨라루스는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여객기에 전투기를 출격시킨 뒤 기내에 폭발물이 있다는 거짓 정보로 꼬여 민스크로 납치한 바 있다.

라이언항공은 이를 '항공 해적행위'라면서 당시 여객기 안에 벨라루스 정보요원이 탑승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루카셴코 지지자들이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는 프라타세비치의 모습이 나왔다.

그는 자신이 현재 민스크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면서 대우는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멍들이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징역 15년형이 예상되는 대규모 소요 혐의를 인정하고, 당국에 증거를 제출했으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