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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배민·토스’ 나오려면 재창업 벽 낮춰야" [fn이사람]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26 17:44

수정 2021.05.26 18:31

재도전성공기업의 숨은 조력자
유희숙 재도전중소기업협회장
"제2 ‘배민·토스’ 나오려면 재창업 벽 낮춰야" [fn이사람]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 '토스' 이승건 대표. 둘의 공통점은 성공한 벤처 사업가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성공신화만을 알고 있다. 다만 또 다른 공통점도 있다. 바로 실패를 딛고 일어선, 즉 재도전에 성공한 사업가다. 김 대표는 몇 번의 사업 실패로 분유값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 이 대표도 8번째 실패 끝에 9번째 사업 아이템인 '토스'로 결국 성공 스토리를 쓰게 됐다.
재도전을 통해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게 물심양면 도와주는 곳이 바로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다.

유희숙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 회장(사진)은 26일 기자와 만나 "한번의 사업 실패 후 다시 창업하는 재창업자에 대한 투자는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2의 봉준호 감독, 제3의 김봉진 대표가 될지도 모를 그 기업가가 다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배달기사로 10년 이상 길거리를 전전하고만 있다면 국가적인 손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재도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정적 편견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를 우리 사회가 성공만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분위기 탓이라고 꼬집었다.

유 회장은 "비대면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상담 과정에서조차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지게 될까 봐 몸을 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걱정해 재도전의 성공을 가로막는 높은 규제나 애로점 등의 고충을 쉽게 털어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가 스스로 자초한 실패에 왜 세금을 쏟아부어야 하느냐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서도 잘못된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두세 번 실패한 창업자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재도전을 지원해야 한다"며 "재도전 지원은 꼭 돈으로 도와달라는 것이 아닌 제도 등을 고쳐 지원해달라는 것인 만큼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창업 지원은 현실에선 높은 벽이다. 한번 실패한 사업가에 대한 부정적 블랙리스트 정보가 너무나 견고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상사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업무를 집행할 수밖에 없었을 사원까지 재보증 금지 조항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현실의 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의 재보증 금지 조항에 '기금은 부당하게 채무를 면탈해 기금의 건전성을 훼손한 기업이나 이러한 기업의 이사 또는 업무집행사원이 경영하거나 대표자로 있는 기업 등에 대해 보증을 금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 회장은 '변신에 능한 자'만이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재도전협회가 인증한 재도전성공기업은 어떻게든 끝까지 성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함께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라며 "그리고 재도전성공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후속 재도전 기업가들을 위한 사회 환원을 선언해 중소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에게 끝까지 기회를 부여하는 재도전의 정신은 양극화로만 치닫는 시기에 약자를 향한,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의 이동"이라며 "이 사회가 역동적이고 건강해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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