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준석 신드롬’ 셈법 복잡한 여야…대선 구도까지 흔드나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5.30 18:20

수정 2021.05.30 19:25

당권 예비경선서 중진 제치고 1위
후원 사흘만에 1억3000만원 돌파
당심 중요한 본경선도 넘을땐 이변
윤석열 등 외부영입 가늠할 시험대
여권서도 세대교체 요구 드세질 듯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치권이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권주자 이준석 후보 신드롬에 연일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85년생인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본경선은 예비경선 때보다 당심 반영이 높아진다는 점과 중진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이 후보에게 여전히 불리한 구조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 후보의 세대교체 바람이 당권까지 거머쥐는 변화로 이어질지, 경륜의 중진들이 예상대로 당권의 주인공이 될지를 놓고 여론이 주목하면서, 국민의힘은 최대 경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대 결과는 단순히 흥행면뿐 아니라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차기 대선구도는 물론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도 정치권 쇄신 요구와 함께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두 과제, '경선 룰'과 '중진 단일화'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지난 28일 예비경선에서 1등으로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하면서 경쟁력을 과시, '이준석 대세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날 이 후보의 후원금 모금액은 후원회 계좌 개설을 알린 지난 28일 후 사흘 만에 1억3494만원(오후 4시 기준·한도 1억5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10만원 이하의 소액 후원으로, 보수 정치권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이준석 현상'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제1야당 전당대회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론의 바람이 본경선에서도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이 쏠린다.

먼저 본경선의 '룰'이 큰 변수로 꼽힌다.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를 반영했던 예비경선때와 달리 본경선에선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8일 예비경선에서 이 후보가 41%의 종합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고, 일반 국민 조사에선 51%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당원투표에선 나경원 후보가 32%의 득표율로 31%를 얻은 이준석 후보를 제쳤다. 이런 점에서 당심 반영의 확대가 '이준석 바람'을 잠재울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전당대회에선 황교안 당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뒤쳐졌지만 당원투표에서 앞서며 당 대표에 선출된 바 있다.

여기에 중진 당권주자인 나경원·조경태·주호영·홍문표(가나다순) 후보의 단일화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아직까진 중진들의 연대가 단순히 일부의 기대와 바람으로만 존재하지만, 전대 날짜가 다가오면서 중진들이 막판 구도를 뒤집을 '한 방'으로 꺼내들 수 있는 카드라는 관측이다.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도태우 변호사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며 나경원, 주호영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0선을 이겨보겠다고 (선수를 합하면) 거의 20선인 선배님들이 단일화를 하겠나. 개의치 않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나경원, 주호영 후보가 힘을 모으면 '중진 당대표'의 민심이 갈리지 않으니 이 후보를 이기겠지만, 두 후보가 단일화 할 명분을 찾기도 어렵고 어느 한명이 양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야 대선 구도도 희비 예고
이런 가운데, 내년 3.9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정치권에 불어온 세대교체 바람에 여야 모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4.7재보궐선거로 촉발된 MZ세대(20·30세대)의 반란이 이번 대선 정국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이 바람이 이준석 신드롬으로 자리를 잡고 당권에서도 이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으로 결론이 날 경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당외 인사를 영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진들의 승리로 결과가 도출될 경우 '도로 한국당' 등 패배론에 휩싸이며 부메랑이 될 요인으로 우려도 나온다.

반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신선함'으로 승부하는 국민의힘에 2030세대의 표심이 몰리게 되는 위기감에 연일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새로운 인물론을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권 제3주자 찾기 등 새로운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의당은 이날 대통령 선거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현행 헌법규정을 철폐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정치권의 세대교체는 이제 국민 여론이다. 36세 이준석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면, 마흔이 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스무살 기초광역의원, 30대 대통령이 탄생하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며 청년할당제 확대 및 피선거권 나이제한 폐지 공약을 발표하며 청년층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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