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여자오픈 한국인 12번째 우승 주인공은 누굴까. 1946년 시작돼 역사상 가장 오래된 여자대회이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한국 선수는 1998년 박세리(44)부터 지난해 12월 김아림(26·SBI저축은행)까지 23년간 10명이 통산 11승을 합작했다. 특히 최근 10년간은 7승으로 초강세다.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과 우승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1998년 제53회 대회였다. 위스콘신주 블랙울프런에서 열린 대회서 20세의 루키 박세리가 태국의 아마추어 제니 추아시리퐁과 1박2일의 90홀 혈투 끝에 우승한 것. 특히 연장전 마지막 홀에서 양말을 벗고 해저드에 들어가 친 리커버리 샷은 골프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중 하나다. '골프여왕'이라는 칭호를 얻은 박세리는 LPGA투어 25승(메이저 5승 포함)을 거둬 명예의전당에 오른 뒤 2016년 은퇴했다.
한국인 역대 두번째 우승 주인공은 2005년 대회 ‘버디 김’ 김주연(40)이다. 그는 마지막날 마지막 홀에서 그린 사이드 벙커샷이 그댈로 홀로 빨려들어가 버디가 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김주연의 LPGA투어 유일한 우승이었다.
한국인 세번째 우승 주인공은 박인비(33·KB금융그룹)다. 그는 미네소타주 인터라첸CC에서 열린 2008년 대회에서 19세 루키 신분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5년 뒤인 2013년 대회서도 우승,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멀티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서콘밸리에서 열렸던 2009년 대회서는 지은희(35·한화큐셀)가 미국의 자존심 크리스티 커에 2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6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2011~2013년까지는 한국 선수의 3년 연속 우승이었다. 콜로라도주 브로드무어GC에서 열린 2011년 대회는 한국 선수끼리 가진 3홀 플레이오프에서 유소연(30·메디힐)이 서희경(35)을 꺾고 정상을 차지했다. 2012년 대회에서는 최나연(34·대방건설)이 양희영(32·우리금융그룹)의 추격을 4타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3년 대회 챔피언은 박인비로 개인 통산 대회 두번째 우승이다.
2015년 대회는 ‘덤보’ 전인지(26·KB금융그룹)가 양희영을 1타 차이로 제치고 가져갔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대회 우승자는 ‘남달라’ 박성현(28·솔레어)이었다. 뉴저지 트럼프내셔널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혜진(22·롯데)을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한 박성현은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축하를 받기도 했다.
2019년 우승자는 KLPGA투어 상위 순위로 출전 기회를 잡은 '핫식스' 이정은(25·대방건설)이었다. 이 우승으로 LPGA 정회원 신분을 획득한 이정은은 퀄리파잉스쿨에서 수석 합격,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인 11번째 우승 주인공은 김아림이다. 비회원 신분이었던 김아림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예선전이 없어져 세계랭킹 70위 자격으로 출전 기회를 잡아 신데렐라가 됐다.
76회째인 올해 대회는 3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 클럽 레이크코스(파72)에서 열린다. 올해 출전한 한국 선수는 총 20명이다. 그중 작년 대회서 아쉽게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한 세계 1위 고진영(26·솔레어)과 세계랭킹 3위 김세영(28·메디힐)의 대회 첫 우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인비의 대회 세번째 우승도 관전 포인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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