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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카카오 독점 IPO 시장, 하반기 전선 확대...롯데·한화·현대 나선다

조윤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1 15:57

수정 2021.06.01 17:36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SK그룹과 카카오가 주도하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그 동안 IPO 시장에서 잠잠했던 현대, 롯데, 한화그룹 등이 적극 나서면서다. 증권업계에선 국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속속 등장하는 만큼 향후 IPO 시장이 활기를 띠겠다고 전망했다.

■롯데·한화·현대 계열사 IPO 출격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지난 5월 31일 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서를 제출했다. 상장예비심사 완료까지 최장 45거래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렌탈의 상장 시기는 8~9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롯데렌탈은 지난 2018년 7월 롯데정보통신 상장 이래 3년 만에 등장한 롯데그룹의 두 번째 IPO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롯데렌탈 지분을 총 75.49% 보유한 만큼 이번 상장이 성료될 경우 호텔롯데의 상장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대차, 현대중공업, 한화그룹 등도 IP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량기업에 한해 상장심사기간을 20일로 단축한 '패스트트랙' 제도 활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도 IPO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월 6일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한 데 이어 현대삼호중공업은 2022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종합화학과 GS건설 자회사의 GS이니마 등도 최근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LG화학의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이달 초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까지 ‘대어’들을 잇달아 상장시킨 ‘IPO 강자’ SK그룹도 계열사 추가 IPO에 나선다. SK텔레콤 자회사 원스토어,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 등이다.

지난해 9월 카카오게임즈를 코스닥 시장에 안착시킨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 도전한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받는 만큼 8월 초께 코스피에 입성할 전망이다.

■IPO 기업 '몸값 키우기'에 사활, 승자는
IPO 예정기업들의 남은 과제는 '몸값 키우기'가 될 전망이다. 상장 시 향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나 기업가치 등을 지표로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공모가를 높게 받아야 조달 가능한 금액도 커지기 때문이다.

대기업 계열사들인 만큼 조(兆)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가운데 현재 기업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가 100조원 이상으로도 측정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인 CATL과 비교했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69조원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세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기준으로 할인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100조원이 조금 넘게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거물'인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 10조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는 장외시장가 기준 9조3000억원으로, 증권업계에선 장외시장가가 상장 전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음을 감안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6조~8조원으로 낮추는 반면 일각에선 최대 10조원까지 가능하겠단 전망도 나온다.

2023년까지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끌어올려 상장하겠다고 밝힌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기업 변모를 예고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조원 상당의 환경시설관리 인수를 마치고 2023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에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에코플랜트가 환경분야에서 여러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성장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회사의 기업가치가 달라진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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