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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물가·2차 추경… 인플레 압박에도 정부는 "일시적" [정부 물가관리 경고음]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1 19:24

수정 2021.06.01 19:24

"2분기 물가 상승률 2% 넘을 수도"
기재부, 원인으로 기저효과 꼽아
연간 2% 상회 가능성 크지 않지만
여당 추진하는 '2차추경'이 변수
현실화땐 유동성 확대 불보듯
2%대 물가·2차 추경… 인플레 압박에도 정부는 "일시적" [정부 물가관리 경고음]
우리나라 2·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을 것이란 전망에 따라 정부의 물가관리에 경보음이 커졌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물가상승이 기저효과로 인한 일시적인 상승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2·4분기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2%선을 웃돌 전망인데다 앞으로 2차 추경 가능성 등 유동성 확대가 예고되고 있어 정책당국의 물가관리 인식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물가, '일시적' 2% 상회 가능성"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농축수산물 등 공급 요인에 코로나19로 인한 지난해 낮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2·4분기 중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넘었던 경우는 지난 4월 2.3% 증가를 제외하고 2018년 9월에 2.1%, 10월 2.0%, 11월 2.0%를 기록했다.


이 차관은 이날 물가상승의 원인이 기저효과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일 5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될 예정인데 지난해 5월 물가상승률이 -0.3%로 매우 낮았던 점을 감안할 때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지표물가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하반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수확기 도래 등으로 농축수산물의 수급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농축산물 수급문제와 원자재값 상승 등 물가상승을 압력하는 요인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을 꾸준히 내놨다.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기록적인 장마와 한파,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올랐지만 신작물이 나오면 풀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철강 등 원자재의 경우도 수요 폭증으로 인한 병목현상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상승 흐름세가 안정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이런 상승 흐름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으로 봤을 때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2차 추경, 물가 상승에 '기름'

그러나 문제는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유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추경으로 유동성이 커지게 되면 정부가 '돈을 풀어' 부양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도 같이 커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적어도 내년까진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 재정 투입을 지시했다. 이억원 차관도 지난달 2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2차 추경 검토를 묻는 질문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수 여건 변화 및 하반기 재정 보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2차 추경 논의까지 급물살이 예고된 가운데 이런 움직임에 대해 금융당국과 유동성 인식차에 엇박자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은 등 금융당국은 물가상승 압력 완화 등을 위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 시사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내 인상은 경제 여건에 달려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국 역시 긴축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이 2%를 크게 상회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이런 물가상승이 자연스러운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돈을 풀어서 만든 인위적인 가격상승이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물가상승은 당연할 일"이라며 "추경은 물가상승에 기름을 붓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산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아니라 국가부채를 통해 돈을 나눠주는 형태로 인한 가격상승이라면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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