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실총 성능 ‘고스트 건’ 만들어 판매한 일당 첫 검거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1 19:39

수정 2021.06.01 19:39

7명 중 한명이 현역 군 부사관
실탄·부품 등 총기류 138점 압수
압수한 불법 모의 총기류
압수한 불법 모의 총기류
국내에서도 이른바 '고스트 건'(ghost gun)을 제작해 판매한 이들이 경찰에 처음으로 붙잡혔다. 이번에 압수된 권총은 실총과 거의 동일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총경 박준경)는 불법 수입 부품을 이용해 권총과 소총을 제조 및 판매한 일당 7명을 검거하고, 이중 A씨(40대·남)를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20년 3월부터 미국 총기사이트에서 구입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해왔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사제 총기를 제작·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유관기관인 군사경찰, 관세청과 긴밀한 공조수사를 진행해 주거지와 사무실 등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해 권총 5정, 소총 1정, 실탄, 총기부품 등 총 138점의 총기류를 압수했다. 이 중에는 6·25전쟁 때 사용된 M1카빈 소총, 글록 권총도 포함됐다.


특히 경찰은 압수된 총기류가 실제 총기와 동일한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격이 가능한 글록 소총 2정에는 총탄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총열 안 강선이 들어있었다. 경찰이 이 총기로 격발실험 한 결과 7㎜ 합판 7개가 뚫렸다.

이들은 일련번호가 없는 하부 프레임을 장난감 등으로 표기해 들어오고 나머지 부품은 자동차 부품 등 내용물과 품목명을 달리해 수입절차를 통과했다.

그렇다면 실탄은 어떻게 구했을까. 피의자는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철수한 미군부대 인근에서 유류된 실탄을 수집했다. 도중에는 직접 실탄 제조에 나섰다가 화약사고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렇게 제작된 총기는 일련번호도 없어 존재 여부는 물론 관리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 '고스트건'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제작한 실총과 실탄, 공포탄을 구입 또는 제작해 실제 사격연습을 하는 등 영상을 촬영해 밀리터리 마니아가 모인 인터넷 동호회에서 공유해오다 실제 거래까지 이어졌다. 불법 제작된 실총은 총 2회에 걸쳐 3정이 거래됐다.

검거된 7명은 총기 제작자 3명, 구매자 3명, 제작 참여자 1명이다. 주로 만화가, 작곡가 등의 평범한 직업을 가진 일반인이었으나 한 명은 현역 군 부사관도 포함됐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과도한 호기심으로 실제 총기 제작에까지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구매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호신용으로 구매했다고 진술했다.

박 강력범죄수사대장은 "모의 총기에 실제 총기 부품을 결합해 실총과 같은 성능을 가진 총기류를 제작한 범인을 검거한 사건"이라며 "실제 부품을 결합해 자동차 부품이나 장난감으로 위장해 수입하는 수법을 썼고, 일반인이 범죄에 활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제작한 총기류는 실제 거래가 이뤄져 폭력조직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국민의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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