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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횡보 장기화에 코린이들 "팔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2 16:39

수정 2021.06.02 16:39

국내 거래소 14곳 거래액 한달만에 43% 감소
투자자들 원금손실 때문에 팔지도 못해
한 게시판에는 손실인증 잇따라
[파이낸셜뉴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가상자산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장기간 횡보하고 있는 장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연초 가상자산 시세가 급등할 당시 발을 들여 놓은 투자자들은 현재 원금을 손실보고 있는 상황이라 매도하지 못하고, 자금이 묶여 있어 저점 매수도 쉽지 않다. 폭락장을 경험하고 난 뒤라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도 자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가상자산 거래액도 급감했다.

국내 거래소 거래액 한달만에 43%↓

가상자산 시세가 폭락하면서 국내 14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액도 한달만에 43% 감소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가상자산 시세가 폭락하면서 국내 14개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액도 한달만에 43% 감소했다.
/사진=뉴스1로이터

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업비트, 빗썸을 포함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4곳의 24시간 거래액은 오후 12시 20분 현재 85억2425만달러(약 9조5000억원)로 한 달 전인 5월 2일 148억9815만달러(약 16조6000억원)보다 43% 감소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꺾이고 거래액이 급감하면서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도 크게 줄었다. 김치 프리미엄은 국내에서 가상자산 시세가 더 비싸게 형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한정된 원화마켓에서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 김치 프리미엄도 대폭 커진다. 반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되면 역(易)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할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은 역동적인 투자 행태를 보인다.

김치 프리미엄 추적 사이트 scolkg.com에 따르면 업비트와 바이낸스 간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은 한달 만에 약 8%에서 현재 약 4% 대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투자의 인기가 급냉한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특히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은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4월 14일엔 한 때 25%까지 오른 바 있다.

가상자산의 총 시가총액은 5월 2일 2조2406억달러(약 2494조원)에서 현재 1조6367억달러(약 1822조원)로 한 달만에 27% 감소했고, 시총 1위인 비트코인 시세는 약 5만7000달러(약 6344만원)에서 3만6000달러(약 4007만원)로 37% 하락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지난 5월 12일 4362.35달러(약 486만원)로 최고가를 찍었지만 약 20일만인 현재 2600달러(약 289만원) 선에 거래 중이다.

원금손실에 팔지도 못해

대표적인 코인 커뮤니티인 코인판의 자유게시판
대표적인 코인 커뮤니티인 코인판의 자유게시판

가상자산 시세 하락과 횡보세의 장기화로 투자자들은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자금이 가상자산에 묶여 있는데 원금까지 손실 본 상태라 매도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넣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또 다시 폭락장이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어 쉽지 않다.

카카오톡에서 코인정보를 공유하는 한 오픈채팅방 이용자는 "단 며칠만에 몇 달간 얻은 수익을 모두 까먹었다"며 "오를 것이란 기대만 가지고 추가로 더 투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너무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코인 커뮤니티의 이용자는 "계속 보면 속만 쓰리지 아예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워야 최소한의 정신건강이라도 챙기겠다"며 "손해보더라도 그냥 매도해서 앞으로 코인은 쳐다도 보지 말자는 생각까지 든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코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코인판의 손익인증 게시판에는 50% 이상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을 공유하는 게시물들이 가득하다.


오픈채팅방 한 곳은 최근 한 달새 참여자수가 40% 이상 감소했다. 이 오픈채팅방은 지난 4월 국내 정부 주요 인사들이 가상자산을 투기성 자산이라고 발언을 했을 당시만 해도 열심히 뉴스를 퍼 나르며 참여자끼리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소통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대신 코인광고들만 판을 치는 상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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