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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백넘버 2번 달고 대선 나가겠다" 측근에 밝혔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3 08:24

수정 2021.06.03 08:24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 박자 빠른 걸까, 한 박자 느린 걸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제 자신의 속내를 밝히기 시작했다. “백넘버 2번을 달고 대선에 나가겠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측근은 “윤 전 총장은 정당을 기반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굳혔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국민의힘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제3지대 세력화를 통해 집권에 성공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모델에 대해서는 “지금은 이상을 논할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국민 요구와 수요에 부응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그게 원칙이고 상식”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자신이 구상하는 정책과 비전 등을 제1야당의 축적된 시스템을 통해 검증하고, 대선 후보 선정 절차 역시 밟겠다는 의사도 지인들에게 전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행으로 방향을 잡은 데는 최근 국민의힘의 변화 움직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담겼다. 한 지인은 “국민의힘이 문재인정권의 대안으로 국민께 인식될 수 있을지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아직 의문을 품고 있지만, 최소한 국민의힘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도 거기에 합류해 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이 서로 윈윈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주변에 “지금은 배낭에 준비물을 넣고 등산을 시작하려는 단계”라며 “산길을 오르는 데 폭우가 쏟아져 길이 끊기면 다른 길로 가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의 혁신 동력이 떨어지거나 윤 전 총장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면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윤 전 총장 주변 인사 상당수는 국민의힘 입당보다는 당 바깥에 최대한 머물다가 10~11월쯤 국민경선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다른 지인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의 관계 설정 문제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는 게 이유”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소규모로 참모 조직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수행·일정관리·공보 등을 맡을 소수 인원과 거점 장소가 준비될 것 같다”며 “지금은 캠프보다는 국민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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