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AI, 발명자 안돼"…특허청, 출원서 보완 통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3 12:00

수정 2021.06.04 10:25

- 美 AI개발자가 우리나라에 낸 국제출원서 1차 심사 결과, "자연인 아닌 AI발명자 기재는 특허법 위배"결론

- 유럽·美·英특허청도 "AI발명자 안돼" 결정

- 특허청, AI 발명 관련 논의 속도..."시대흐름 맞는 지식재산제도 구현"
인공지능(AI) 특허출원자인 '다부스(DABUS)'의 탄생과정
인공지능(AI) 특허출원자인 '다부스(DABUS)'의 탄생과정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인공지능(AI)도 인간처럼 특허법상 발명자가 될 수 있을까. 결론은 '안된다'이다.

특허청은 지난달 17일 미국의 한 AI개발자인 스티븐 테일러씨가 AI를 발명자로 표시해 국내에 국제출원한 특허에 대해 1차 심사를 벌였으며,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적은 것은 특허법에 위배되므로 자연인으로 발명자를 수정하라’는 보정요구서를 지난달 27일 최종 통지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출원건은 AI가 발명자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특허심사 사례다.

출원인이 보정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특허출원은 무효가 된다. 출원인이 그 무효처분에 불복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출원인이 최초의 AI 발명가라고 주장하는 AI 프로그램의 이름은 ‘다부스(DABUS·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 출원인 자신은 이 발명과 관련된 지식이 없고, 자신이 개발한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에 대한 학습 뒤 식품 용기 등 2개의 서로 다른 발명을 스스로 창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기의 결합이 쉽고 표면적이 넓어 열전달 효율이 좋은 식품 용기와 신경 동작 패턴을 모방해 눈에 잘 띄도록 만든 빛을 내는 램프라는 것이 각각 발명의 핵심이다.

특허청은 최근 이 특허출원에 대해 1차 심사를 진행했으며, 발명자 수정을 요구하는 보정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AI가 해당 발명을 직접 발명했는지 판단하기에 앞서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형식상 하자를 먼저 지적한 것이다.

우리나라 특허법 및 관련 판례는 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어, 자연인이 아닌 회사나 법인, 장치 등은 발명자로 표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의 일종인 AI도 자연인이 아닌만큼 법규상 발명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출원 건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유럽특허청(EPO)과 미국 및 영국 특허청에서도 이미 특허심사를 받았다. 모든 특허청은 일관되게 '발명자는 자연인만이 가능하므로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김지수 특허청 특허심사기획국장은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특허청은 AI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 및 산업계와 논의해 오고 있다”면서 “이번 사례를 계기로 AI 발명에 대한 논의의 속도를 높여,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대응하는 지식재산제도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AI 발명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AI를 발명자로 볼 수 있을지 △AI 발명의 권리자는 누구로 할지 △AI 발명의 권리 존속기간은 어떻게 할지 등으로 요약된다.
이와 관련, 특허청은 법제자문위원회를 꾸려 산·학·연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와 선진 5개국 특허청(IP5) 회담을 통한 국제 논의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