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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갚는 좀비기업 '역대 최대'...코로나19 매출악화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3 12:00

수정 2021.06.03 12:00

한은,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 발표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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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기업 10개 중 3개 이상이 대출이자만큼도 수익을 못내는 '좀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비중으로,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역대 최대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대상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2만5871개의 성장성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이 전년도인 2019년 -1.0%로 역성장 전환한 데 이어 2020년 -3.2%로 역성장 폭이 깊어졌다. 이는 지난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특히 대기업이 4.3% 감소해 역시 역대 최대 하락했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석유와 화학제품 등 매출이 감소하고 비제조업 역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실제 업종별로 제조업(-3.6%)과 비제조업(-2.6%) 모두 역성장했다. 제조업은 반도체와 컴퓨터의 수출액 증가로 전자·영상·통신장비(7.5%)가 성장하고 코로나19 관련 진단검사장비의 수출로 의료용물질및의약품(18.3%) 등 일부 업종이 상승했지만 유가하락과 이동제한조치에 석유정제(-34.3%), 화학제품(-10.2%) 등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했다. 비제조업도 무역과 여행객 감소로 전년도 0.8% 성장한 데서 역성장 전환했다. 도매및소매업(-1.9%), 운수창고업(-8.3%) 등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빚 부담도 늘었다. 이자비용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인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수 비중은 34.5%에 달해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이자만큼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이 가운데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영업적자 기업도 25.2%에 달해 역대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다. 전자·통신이나 전기가스업 등 일부 업종의 영업이익이 호전된 영향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5.1%)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4.3%)은 전년(각각 4.8%, 4.1%)보다 모두 상승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경우 제조업(4.7→4.9%)은 전자·영상·통신장비(9.0%), 의료용물질및의약품(12.6%)의 매출 증가로 성장했다. 비제조업(4.9→5.3%)은 연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기가스업(5.6%)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액 증가율이 역대 최대로 감소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 100% 미만기업과 0% 미만인 기업 비중도 역대 최대로 커졌다"며 "반면 원자재 가격하락으로 매출 원가 비중이 줄고, 전자·영상·통신과 전기가스업 등 일부 업종의 흑자전환 등으로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는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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