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모인구 44% '2030세대'
직장·사회생활 부정적 영향 느껴
초기 약물치료 받으면 증세 호전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 가봐야
사람의 외모를 나타내는 요소 중 하나인 모발은 개인의 이미지와 개성을 표현하기도 하며, 자신감을 창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탈모를 앓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자신감이 결여되고 심리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영향을 받곤 한다.
직장·사회생활 부정적 영향 느껴
초기 약물치료 받으면 증세 호전
혼자 고민하지 말고 병원 가봐야
■10명 중 4명 이상이 '2030 세대'
최근 하버드대 연구진이 발표한 한 설문 연구에 따르면, 탈모 정도가 심할수록 사회적으로 부정적 낙인을 찍는 수준도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참가자들에선 '탈모인과 신체 접촉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다', '탈모인 고용을 꺼릴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탈모가 개인의 심리 상태를 넘어 직장생활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정보에 따르면 탈모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2015년 20만8534명, 2016년 21만2916명, 2017년 21만5025명, 2018년 22만4688명, 2019년 23만3628명, 2020년 23만4780명으로 매해 증가 중이다. 2020년 전체 환자 중 20대~30대가 약 44%를 차지했고, 지난 5년 간(2016~2020년) 20대 환자만 약 15%가 증가했다.
이가영 강북삼성병원 교수(피부과)는 "나이가 젊을수록 이에 대한 고민이 더욱 클 텐데, 해당 수치는 병원을 방문한 환자만 포함된 것으로 실제 탈모를 앓고 있는 젊은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보통 국내 전체 탈모 인구를 1000만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가 관리에 의존…효과는 별로
문제는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탈모 치료를 비의학적 관리 방법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 대한모발학회가 탈모 증상을 경험한 20~40대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탈모 극복을 위해 시도한 방법으로 '병원 방문'은 단 26.9%에 그쳤다. 반면, '샴푸 및 앰플 사용(66.4%)' '영양제 복용(40.7%)' 등 관련 제품에 대한 의존도는 높게 나타났다
이가영 교수는 "두피 관리나 건강 식품을 통한 관리가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진 모르나, 탈모 진행을 막거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등 근본적인 치료법은 될 수 없다"면서 "특히 전체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진행성 질환으로,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의 대사물질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은 모낭을 위축시키고 모발을 서서히 가늘게 만든다. 이러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남성형 탈모가 나타나게 된다. 남성형 탈모 환자의 약 81.5%는 아버지가 중등도 이상의 탈모 증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남성형 탈모, 약물치료로 증상개선
남성형 탈모는 초기에 의학적 치료를 받는다면 탈모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거나 자가 관리에만 의존할 경우 되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병원을 찾을 것을 권한다.
남성형 탈모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주요 원인인 DHT 발생을 막아주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해당 약물은 DHT를 생성하는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크게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특히 제품명 '프로페시아'로도 잘 알려진 피나스테리드는 전 세계 주요 남성형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이가영 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약물 치료의 효과가 높은 편이다. 피나스테리드의 경우 한국인 환자 대상으로도 장기 유효성 평가 연구를 진행한 결과가 있는데, 이 연구에서 환자 98% 이상이 탈모가 더 진행되지 않은 점이 확인되기도 했다"면서 "탈모가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진행하면서 모발이식 수술 등을 추가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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