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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기술이 뭐길래…韓 양자 패권 도전한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6 15:53

수정 2021.06.06 15:53

한미 정상회담 성과…후속조치 박차
[파이낸셜뉴스]" AI,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6G), 데이터, 양자 기술, 바이오 기술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통한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개발을 독려한다. 특히 양자 기술과 관련하여, 우리는 양자 컴퓨팅, 통신 및 센서 분야의 공동 연구 및 전문가 교류를 환영한다."(지난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 후 발표한 '한미 파트너십 설명자료' 내용 중)
반도체에 이어 양자 산업 패권에서도 대한민국이 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산업에서 활용하기 위한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동맹을 맺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는 평가다.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우리나라가 대만과 함께 일본을 누르고 국부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처럼 양자 산업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KT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대전 KT대덕제2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T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다. 대전 KT대덕제2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양자 하이브리드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발주자 한국, 미국과 손잡아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자 기술의 한 분야인 양자컴퓨팅의 경우 현재 디지털컴퓨터보다 30조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해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2048비트 공개키 암호 체계(RSA)를 푸는데 슈퍼컴퓨터는 100만년 이상 걸리지만 최고 수준의 양자컴퓨터는 단 1초면 충분하다.

양자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일찍 깨달은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함께 제도 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양자 기술을 미국 안보를 위한 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독보적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주도권 유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그해 양자법을 제정하고 백악관 직속으로 국가양자조정실(NQCO)을 설치했다. 대통령 자문을 위한 국가양자자문위원회 설립도 발표했다.

중국도 양자굴기를 표방하고 양자통신 분야에서 우위 선점에 이어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분야에서도 미국을 빠르게 추격 중이다. 중국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인 묵자호를 발사해 북경과 비엔나 간 7600km 거리에서 양자 전송에 성공했다. 일본 역시 양자 기술을 인공지능, 바이오와 더불어 3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주요 선도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미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온 양자 기술 선도국에 비해 기술수준과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등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미국 대비 한국의 양자 기술 수준은 약 81.3%에 그치고 있다. 이는 국내 전체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을 비교한 수치 가운데 최하위다. 양자 기술 분야에 대한 정부 R&D 투자도 2019년 106억원에서 올해 326억원으로 확대됐으나 여전히 선도국 대비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양자 기술 R&D 투자전략을 세우고 2030년대 양자 기술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 양자 기술 협력 이미 진행 중
한국과 미국은 지난 2016년 과기정통부와 미국 공군과학연구실이 사업추진 합의서 체결 이후 양자 기술 관련 공동연구 과제를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 양자 기술 전반으로 과제당 연간 한국이 1억~1억2000만원, 미국이 10만불 규모를 자국의 연구자들에게 지원한다. 올해 기준으로 총 11개의 양자 기술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양자 기술 발전을 위한 인력양성도 추진되고 있다. 국내 석박사, 포스닥 대상으로 미국 등 글로벌 선도 연구그룹에서의 연구프로젝트와 교육 참여 등 해외 연수를 지원해 한국의 차세대 핵심인력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사업 착수 이후 현재까지 총 8명이 선발됐으며 올해는 총 45명 내외를 선정해 연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양자컴퓨팅 활용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IBM·IonQ·아마존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국내 연구자에게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과 정기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IonQ는 현재 가장 정확도가 높은 이온트랩 방식의 11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마존은 하드웨어 업체의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IBM의 경우 현재 가장 규모가 큰 65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포함해 20여개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 세계 140개 이상의 기관이 회원사로 참여 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를 지난달부터 활용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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