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e커머스 절실한 유통 라이벌… 신동빈 vs 정용진 '빅매치' [롯데-신세계 '이베이 결투']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7 18:23

수정 2021.06.07 18:23

온라인 상대적으로 약한 롯데
SSG 오픈마켓 전환한 신세계
'업계 3위' 이베이 놓칠 수 없어
인수땐 점유율 두자릿수 점프
e커머스 절실한 유통 라이벌… 신동빈 vs 정용진 '빅매치' [롯데-신세계 '이베이 결투']
몸값 5조원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유통 더비'로 치러진다. 롯데 신동빈 회장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장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두고 또 한번의 승부에 돌입했다.

격변기인 e커머스 시장에서 '톱3'인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쥐는 쪽에 시장 주도권이 넘어가는 만큼 누구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수를 통한 '플러스 효과'도 놓칠 수 없지만 유통가 최대 라이벌에게 'e커머스 최대어'를 놓치는 것은 그 자체로 막대한 타격이나 다름없다.

■롯데, '온라인 DNA' 이식이 관건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목표는 명확하다. 이베이코리아의 e커머스 시장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이베이코리아가 그간 쌓아온 '온라인 DNA'를 롯데에 이식하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계 '큰형님'인 롯데는 유독 온라인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의 시장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 1위 네이버(18%)와 2위 쿠팡(13%)을 비롯, 이베이코리아(12%)에도 한참 못 미친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네이버와 쿠팡 등 업계 수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각오다. 산술적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약 17%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닌 셈이다.

관건은 물리적 병합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고 해서 기존 고객 모두가 옮겨간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또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인수자금을 투입한 만큼 '1+1=2'를 넘어 최소한 3, 4의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간 롯데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한 e커머스 업계의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왔다.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하다 최근 롯데온 대표이사로 취임한 나영호 대표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하며 영역도 확장했다.

이 같은 롯데의 움직임은 기업 전체에 '온라인 DNA'를 이식해 격변하고 있는 유통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으려는 취지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정점'을 찍을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계에서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롯데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경험을 통해 물리적 병합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느끼고, 본질적 체질개선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 '최강자' 될 수도

신세계도 절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온라인 쇼핑 플랫폼 SSG닷컴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한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각오다.

유통가 일각에선 이미 한 차례 동맹을 맺었던 네이버와 다시 한번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앞서 지난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협력관계를 구축한 두 회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힘을 합쳐 신세계가 최대주주, 네이버가 2대주주에 오르는 그림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거래액 50조원 규모의 초대형 e커머스 연합이 결성된다.

한편 이날 본입찰에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는 참여하지 않았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11번가와 시너지 효과 창출을 기대했던 SK텔레콤은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11번가의 영역 확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현재 11번가 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아마존과 협의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전 참여를 예고했던 MBK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김경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