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쿠팡이츠·배민 '단건 배달' 경쟁…'치킨게임' 돌입?

뉴시스

입력 2021.06.08 10:08

수정 2021.06.08 10:08

쿠팡이츠 급성장 배민도 단건 배달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로 반격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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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음식 배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단건 배달을 무기로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배민)도 8일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이츠는 이에 질세라 배민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배달비 무료 행사로 선제포를 날렸다. 배달 업계에선 "업체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쿠팡이츠 매서운 공세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배민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시 배민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했다.
배민과 요기요로 양분된 배달 시장에서 쿠팡이츠가 살아남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쿠팡이츠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 만에 2위 업체인 요기요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은 약 17%, 쿠팡이츠는 13.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여전히 배민이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쿠팡이츠 진격에 점유율은 60%대로 떨어진 상태다.

◇단건 배달

쿠팡이츠 무기는 단건 배달이다. 배달 기사가 한 건의 배달을 완료해야 다른 배달 요청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민은 그동안 단건 배달이 없었다. 배달 기사 한 명이 여러 건의 배달 요청을 한꺼번에 받아 처리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배달이 너무 늦어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 틈을 쿠팡이츠가 파고든 것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쿠팡이츠와 배민의 배달 시간이 크게는 30분까지 차이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엔 쿠팡이츠가 강남 3구에선 배민을 제쳤다는 통계도 나왔다. 배달 앱 업계 관계자는 "강남 3구 건에 배민이 큰 충격을 받았고, 단건 배달을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낳았다"고 했다.

◇배민1

배민은 8일부터 배달 서비스를 '배달'과 '배민1'으로 나눴다. 배달은 기존 배달과 같은 형태이고, 배민1은 단건 배달이다. 이용자는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식당 역시 음식을 배달로 전달할지, 배민1으로 할지 정할 수 있다. 배민은 일단 배민1을 서울 송파구에서 시작한 뒤 차차 확대할 계획이다. 배민은 "배민1의 주문 중개 이용료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 민간 푸드 딜리버리 플랫폼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주문 중개 이용료는 건당 12%(카드수수료·결제이용료 별도), 배달비는 6000원이다.

◇쿠팡의 무료 배달

배민1이 출시를 앞두자 쿠팡이츠는 선제적으로 이달 1일부터 무료 배달 행사를 시작했다. 업계 압도적 1위 사업자인 배민이 단건 배달을 시작하면 쿠팡이츠 성장세는 한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쿠팡이츠가 배민을 견제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이츠가 배달비 무료 행사를 하는 건 서비스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배민의 배민1이 시작되는 6월을 중요한 시기로 본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출혈 경쟁

배달 앱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자 출혈 경쟁 우려도 따라 나오고 있다. 당장에 소비자가 보는 혜택은 늘어날 수 있으나 결국 경쟁의 부담이 식당을 쥐어짜는 형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엔 보는 눈이 많아 식당이나 소비자에게 경쟁의 부담을 전가하는 일은 없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경쟁으로 손해 본 부분을 식당과 소비자를 통해 만회하려고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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