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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내치하는 4년 대통령 중임제로 개헌..당선되면 임기 1년 단축"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8 18:18

수정 2021.06.08 20:02

정세균 전 국무총리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 외치
국회 추천한 총리가 내치 책임
팀워크 발휘하는 정권 만들고파
경선 연기, 진지하게 검토할 때
부동산 하향 안정화되도록 노력
‘혁신경제’‘돌봄사회’ 공약 키워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잠룡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분권형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추진하겠다며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탈피해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분권형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을 제시한 정 전 총리는 대통령 당선 시 임기 1년 단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 승부수를 던졌다.

대담=심형준 정치부장

여권 잠룡 '빅3'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정 전 총리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들은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제일 원한다. 국민들 뜻을 받들어 개헌을 해야 한다"며 "개헌 국민투표를 내년 대선과 같이 하자"고 말했다.


국회에서 6선을 지냈고 국회의장 재직 시절이던 2018년 상반기 국회 개헌 논의가 본회의 처리를 앞두던 상황에서 정 전 총리는 여야 개헌안을 중재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이번 개헌 구상에 대해 "대통령은 외교, 안보, 국방을 중심으로 외치를 책임지고 국회가 추천한 총리가 내치를 맡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는 정 전 총리는 "본선 경쟁력은 정세균"이라며 이미 리더십이 검증되고 충분히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여당 경선구도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경선일정 연기론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힘을 실었다.

다음은 정 전 총리와 일문일답.

―대선 정국에서 개헌론을 꺼낸 배경은.

▲34년 된 헌법이라 너무 시대에 뒤떨어졌으니 고쳐야 한다. 이젠 권력구조도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해야 될 것이다. 이러한 개헌 국민투표를 내년 대선하고 같이 해보자는 것이다.

―분권형과 맞물려 내각제 요구도 많은데, 중임제 제시를 한 이유는.

▲개헌을 하려면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국민들이 4년 중임제를 제일 원하신다. 국민을 가르칠 수도 없고, 국민들 뜻을 받들어 개헌을 해야 한다. 의욕만 앞서서 될 일은 아니다. 좀 더 부족하다면 그런 부분은 채워가면서 해야 한다.

―내년 대선이 개헌할 골든타임이라 보는 것인가.

▲그렇다.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4년 중임제 개정을 성공시켜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 그래야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고, 2년 후에 총선을 실시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가 가능해진다.

―분권형 개헌에 대한 생각은.

▲개헌을 통해 대통령은 외교, 안보, 국방을 중심으로 외치를 책임지고 국회가 추천한 총리가 내치를 더 책임지는 그런 시대를 열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호남 라이벌 경쟁은.

▲이 시점에 어떤 사람을 쓸 것인지는 국민이 결정한다. 다들 기본이 돼있으니 이 시대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냐고 봐야겠다. 최근 호남에서 조금씩 변화가 있다고 해서 희망을 걸고 있지만, 그렇다고 제가 호남에만 기대서 정치하는 사람은 아니다.

―일각에선 결국 결선투표엔 이낙연 전 대표가 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웃음) 요새 우리 팀 안팎에서 '본선 경쟁력은 정세균'이란 얘기가 많이 나오더라.

―친문 지지층 공략을 위해 평소 생각한 게 있나.

▲따로 맞춤형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원래 내가 정통파다. 김대중 대통령이 날 영입해 국회의원 되게 만들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전대에서 밀어서 당대표도 만들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총리를 시켰다. 3명 대통령이 다 중용한 사람이 누구인가. 저 하나밖에 없다.

―경선연기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지하게 논의하자. 정권재창출을 해야 하고 경선도 잘 돼야 한다. 국민들이 백신을 많이 접종하면 좀 더 활발하게 경선 캠페인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깜깜이 경선이 될 수도 있다. 잠재 후보들과 권리당원들도 문제 제기를 했지 않나.

―경선 룰 논쟁을 하다가 당내 분란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도부가 알아서 고민해야 한다. 제가 그런 것까지 걱정을 어떻게 하겠나. 그건 지도부의 몫이지. 지도부는 정권재창출 못하면 짤린다. 원래 제일 절박한 사람들이 지도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 유력 대선후보가 되면서 말들이 많다.

▲검사 하다가 대통령 하는 것을 봤나. 우리 국민들이 내가 보기엔 그렇게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경제, 외교안보, 복지, 교육도 중요한데 간접경험만 갖고 되겠나. 지금이 전두환 시대도 아닌데. 전두환은 '나는 경제는 모르니, 임자 알아서 하세요' 그랬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

―국민의힘에서 일고 있는 이준석 현상을 어떻게 보나.

▲신드롬 수준이다. 보수가 변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얘기일 수도 있다.

―정세균의 시대정신을 제시한다면.

▲혁신경제와 돌봄사회다.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기업의 혁신, 정부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양극화가 더 벌어질 수 있기에 그런 부분을 보듬을 수 있도록 상생과 연대를 통해 돌봄사회로 가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하향 안정화가 이뤄지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가격이 안정되는 게 확실해지면 임대주택을 아주 좋은 조건으로 최대한 공급해야 한다. 싱가포르처럼 아주 저렴하게 신혼부부가 임대주택에 들어가 살 수 있다면 결혼을 주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음 정부에서 하고 싶은 일을 밝힌다면.

▲옛날엔 지도자 한 사람이 하던 시대였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나 국가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다. 그런 변화에 걸맞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보다 팀워크로 역량을 발휘하는 그런 정권을 만들고 싶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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