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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3연전 앞둔 한화와 롯데 [성일만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9 13:36

수정 2021.06.09 13:36

[파이낸셜뉴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뉴스1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뉴스1


진작 이렇게 했더라면. 6월 들어 9위 롯데와 10위 한화의 발걸음이 가볍다. 8일 현재 롯데 5승 2패, 한화 3승 3패. 최근 두 팀 모두 2연승으로 8위 KIA와의 간격을 바짝 좁혔다. 10위 롯데와 KIA는 이제 1경기 차뿐이다.

지난 6일 두 팀의 경기는 놀라웠다. 외딴 섬처럼 하위권에 옹기종기 몰려있던 팀들이 맞나 싶었다. 한화는 NC의 홈에서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6회 말 NC의 빅이닝(7득점)으로 1-9. 사실상 끝난 경기였다.

한화는 8회 초 8점을 뽑아냈다. 한화의 중심 노시환이 자신의 첫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결국 한화가 13-10으로 이겼다. NC는 마무리 원종현까지 투입했으나 봇물처럼 터진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이런 경기가 있을까 싶었다.

또 있었다. 같은 날 롯데와 KT의 수원 경기. 롯데는 4회까지 0-5, 7회 말엔 2-7로 뒤져있었다. 일찌감치 짐을 싸나 싶은 장면서 9회 초 기적같이 5점을 빼내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 정훈의 적시타로 3루 주자 추재현이 홈을 밟아 결승득점. 추재현은 이 날 4안타를 때려냈다.

추재현은 8일 두산 투수들을 상대로도 4안타를 뽑아냈다. 롯데의 18-9 대승. 한화는 이날 키움을 맞아 마운드에서 우위를 보였다. 선발 김민우가 6이닝 2실점으로 7승째를 수확했다. 키움의 외국인 투수 브리검은 5⅓이닝 4실점.

더위가 몰려온 6월 초 롯데와 한화의 스텝이 경쾌하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모처럼 상승세를 맞은 두 팀이 다음 주초 대전에서 만난다. 여기서 내상을 입는 팀은 영영 회복하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지난 4월 말 첫 3연전이 그랬다. 롯데는 4월 28일 현재 두산, NC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라 있었다. 30일부터 5월 2일까지 10위 한화를 만나는 롯데는 내심 상위권 반등의 기회로 삼으려 했다. 4위 두 팀과는 불과 한 경기차여서 단 숨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뉴스1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 /사진=뉴스1


그러나 롯데의 단꿈은 악몽으로 변했다. 3경기를 모두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3연전 동안 한화에 무려 27점을 허용했다. 상위권을 노리던 롯데는 5월 1일 한화와 함께 공동 9위로 내려앉았다. 2일 4-5로 역전패당한 롯데는 단독 10위로 쳐졌다.

이후 롯데는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월 18일 단 하루 한화와 순위 바꿈을 했을 뿐이다. 이대호, 안치홍을 부상으로 잃고 난 후 고장 난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길을 헤매야 했다. 다행히 새 길을 찾았다.

바닥을 다지는 동안 새로운 가능성이 나타났다. 추재현(0.321)과 김재현(0.290)의 타격 재능을 발견했고, 포수 지시완의 안방 살림도 한결 든든해졌다. 한화 노시환(0.267, 홈런 11개)은 올 시즌 차세대 거포로 자리매김했다. 6월 들어 타율 0.353의 활발함을 보이고 있는 조한빈도 눈길을 끈다.

다음 주초 3연전 맞대결서 두 팀 중 한 팀은 부러져야 할 운명이다.
첫 만남의 결과처럼 어느 한 팀의 치명적 결과가 재현되면 극명하게 엇갈린 길을 갈 수도 있다.

3연승이면 중위권을 노릴 수 있지만 3연패면 바닥 밑의 지하실에 홀로 갇히게 된다.
롯데와 한화가 벌일 운명의 3연전. 결과가 궁금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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