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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다 쓸 철근도 없는데… 타워크레인 파업까지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9 17:58

수정 2021.06.09 18:44

건설현장 '엎친 데 덮친 격'
파업 일주일 이상 넘어가면
공기 맞추는데 차질 불가피
시멘트 가격 인상 움직임도
갖다 쓸 철근도 없는데… 타워크레인 파업까지
"자재부족으로 꾸역꾸역 겨우 공기를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타워크레인마저 파업에 들어간다고하니 총체적 난국이다. 아직까지는 이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지 몰라 예의주시 중이지만 장기화되면 정말 답이 없다" (A건설사 관계자)
최근 건설공사현장이 철근 품귀현상을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자재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타워크레인 파업까지 덮치며 초비상이 걸렸다. 자칫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기연장에 따른 비용손실과 주택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타워크레인 파업…일주일이 골든타임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총파업이 본격 시작되며 전국 공사현장에서 3500여대의 타워크레인이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타워크레인 4000여대 중 90%에 달하는 규모다. 노조는 불량 소형타워크레인 완전 퇴출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 주요 건설현장은 타워크레인 가동 중단으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현장은 타워크레인 19대가 멈춰섰고, 최대 규모 재건축단지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14대가 작업을 중단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19년에도 타워크레인 파업이 진행됐었으며 파업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얼마나 지속될 지 여부가 관심사"라면서 "보통 아파트 한층을 올리는데 1주일 정도가 걸리는데 파업이 일주일 이상 넘어가게되면 공기를 맞추는데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전에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타워크레인은 공사현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특히 골조공사의 핵심역할을 한다. 철골이나 철근 등의 무거운 자재를 고층부 작업장까지 실어나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파업이 며칠 정도에 끝나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올해는 얼마나 지속될 지 몰라 현재 파업상황을 파악 중"이라면서 "자재난으로도 힘든데 타워크레인까지 말썽이니 공정을 맞추기위해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대한건설협회도 현장 피해사항 점검에 한창이다. 협회 관계자는 "실제로 얼마나 파업을 하고 있는 지 현재 조사에 들어갔지만 현장마다 일일이 조사해야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파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자재난은 여전…엎친데 덮친격

건설현장을 먼저 덮친 철근대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시멘트 가격인상 압박까지 거세지며 전방위적인 자재난이 불거지고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국내 시멘트 재고량은 약 66만t으로, 적정 재고량(126만t)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자재의 경우 기존에 몇 달치를 미리 수급해서 비축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공사현장이 멈추거나 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 역시 장기화될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대안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건설업계는 정부가 이날 철근 수급대란과 관련해 대응방안을 내놓자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철근대란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아 일단 숨통은 트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면서 공사현장은 더 많아질텐데 향후 수요증가에 따른 자재난이 더욱 심각해질 있어 쉽게 해결될 만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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