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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테크, 법률소비자 위한 IT서비스" [K-유니콘]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0 18:40

수정 2021.06.11 16:55

<5>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 정재성 부대표
법률소비자 편익에 최우선 둬야
청년변호사들 시장 진입 지원도
광고 제공할 뿐 중개수수료 없어
AI 활용 형량예측서비스도 운용
로앤컴퍼니 제공
로앤컴퍼니 제공
정보기술(IT) 기반으로 법률소비자(의뢰인)와 변호사들을 이어주는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가 10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를 신고했다. 대한변협이 지난 5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과 ‘변호사윤리장전’을 잇따라 개정해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법률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하면 징계하는 내규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대한변협의 개정 광고규정은 “변호사는 로톡과 같은 플랫폼에 광고, 홍보, 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 또는 협조’하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개정 변호사윤리장전도 “변호사는 변호사 또는 법률 사무 소개를 내용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등 전자적 매체 기반 영업에 대하여 이에 참여하거나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협조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했다.

하지만 대한변협이 추진하는 개정 광고규정 및 변호사윤리장전은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로톡측 설명이다. 지난 1952년 설립된 국내 유일 변호사 법정단체인 대한변협이 징계권을 내세워 변호사 회원들의 로톡 등 특정 플랫폼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공정거래법(제26조)은 대한변협 같은 사업자단체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공동으로 하자고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 거래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있다. 이는 법률소비자의 정보 비대칭 해소는 물론 사업적 기반과 인적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년 및 새내기 변호사 영업과 생존까지 위협하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사진)는 최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리걸테크는 법률정보 비대칭을 겪고 있는 법률소비자는 물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서 배출된 수많은 변호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법률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대한변협 등과 합리적 해결방안을 이끌어 법률 서비스 대중화 및 선진화라는 경영목표를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로톡은 지난 5월31일 변호사청구인단 60명과 대한변협 개정 광고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도 청구한 상태다.

다음은 정 부대표와 일문일답.
―대한변협 이사회를 통과한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 8월 4일 시행되면 로톡 회원 변호사 탈퇴가 불가피한 것 아닌가.

▲로톡은 대한변협에 등록된 변호사 중 10%가 넘는 약 4000명이 가입돼 있지만, 아직 탈퇴 움직임은 없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헌법소원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 2014년 만들어진 로톡 서비스는 현재 2000만(로톡 방문자 기준) 의뢰인이 관련 정보를 쉽게 검색하고 필요한 분야 변호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법률소비자는 물론 가입 변호사의 사업권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014년 출시된 서비스가 7년이나 흐른 지금 도마에 오른 이유가 궁금하다.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기존에도 두 차례에 걸쳐 로앤컴퍼니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고발했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불기소처분 내렸다. 대한변협은 또 지난 10년간 8차례에 걸쳐 '로톡의 광고는 허용된다'는 취지를 담은 유권해석을 내놨었다. 결국 법률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에 둬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로톡 전체 변호사 회원 중 78.7%는 실무경력 10년 이하 청년변호사다. 대형로펌이나 전관예우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본인 전문성 등을 기반으로 의뢰인을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로톡이다.

―로톡이라는 플랫폼 광고 의존도가 높아지면 결국 종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우선 로톡은 중개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로톡 수익모델은 변호사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와 활동지역 등에 대해 특정기간 노출되는 정액제 광고 상품 판매다. 분야당 최소 월 25만원에서 최대 월 50만원을 내면 된다. 포털에서 '형사소송' 등 키워드 광고 기준으로 클릭당 최대 10만원을 내야 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 광고비를 내지 않는 변호사 회원들도 로톡을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의뢰인으로부터 상담비를 받는다. 즉 로톡은 광고 상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로톡이라는 플랫폼이 지속 성장하려면 법률 서비스 공급자(변호사)와 소비자(의뢰인)가 만족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꾸준히 고도화해야 한다. 플랫폼에 종속되면 해당 사업자가 가격을 올려도 락인될 수밖에 없다는 가정은 플랫폼 비즈니스와 IT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일방적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형량 예측 서비스도 리걸테크 일환인가.

▲형사사건 처벌 수위를 가늠할 수 있는 로톡 형량 예측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사건별로 주어진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로톡 AI'가 가장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찾아 실제 재판결과를 확인해 유력한 형량 예측값과 형량 통계정보를 제시한다. 우선 지난 2012년에서 2020년까지 선고된 1심 형사 판결문 중 약 40만건을 확보해 개발됐으면, 향후 더 많은 판결문을 바탕으로 정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형량정보는 의뢰인은 물론 변호사에게도 유용한 자료로 쓰인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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