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데스밸리 건너는 中企·스타트업 위해 IP 금융 활성화해야" [제11회 국제지식재산보호컨퍼런스]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0 18:48

수정 2021.06.10 18:48

IP가 기업 경쟁력 좌우하는 시대
특허 등 지식재산 담보활용성 커
국내 IP금융 규모 2조로 급성장
IP 가치평가시스템 개발도 잇따라
최원진 신용보증기금 IP금융센터 과장
최원진 신용보증기금 IP금융센터 과장
김병주 대한변리사회 기획이사
김병주 대한변리사회 기획이사
지식재산(IP) 금융이 기업의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창업 초기 어려움을 겪는 시기)을 넘기는 데 일조하고, 나아가 개인과 기업의 혁신을 유도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IP 금융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IP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들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몸집 2조' 쑥쑥 커지는 IP금융

최원진 신용보증기금 IP금융센터 과장(변리사)은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 공동주최로 10일 열린 국제지식재산보호컨퍼런스에서 '국내 IP 금융의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IP 금융이란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 등과 같은 IP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금융활동을 말한다.

최 과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IP가 국가와 기업경쟁력을 좌우한다"면서 IP 금융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는 유형자산과 신용도에 기초한 금융관행 탓에 기술집약적 혁신기업의 사업화 자금조달이 곤란하다"며 "IP는 재산권이며 기업성장에 따른 가치증가 효과가 있어 담보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IP 금융 규모는 2016년 5774억원에서 2019년 1조3504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조64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최 과장은 "우리나라 창업 5년 차 기업의 생존율은 28.5%에 그친다"며 "IP 금융은 기업들이 이런 '죽음의 계곡'을 넘어설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한다. IP 금융은 유형자산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IP 금융의 유형에는 보증대출(사업화 초기), 담보대출(사업화 및 매출발생 단계), 투자 유치(비상장 단계) 등이 있다. 유형에 따라 금융 규모와 협력기관 등이 각각 달라진다.

최근 IP 금융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는 담보대출이다. 2016년 202억원에 불과했던 IP 담보대출의 경우 지난해 1조930억원으로 4년 만에 53배나 폭증했다.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최 과장은 "이전까지 신보는 IP 보증용 가치평가 위주로 IP 금융을 수행했다"며 "향후에는 IP 담보 및 IP 투자용 가치평가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P, 제값 받으려면 평가부터 제대로

같은 날 김병주 대한변리사회 기획이사는 '전문가 집단지성을 활용한 IP 가치평가'에 대해 소개했다.

김 기획이사는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거나 사업 전략을 짤 때 특허에 대해 다양한 가치평가를 진행한다"며 "특허 소송도 가치평가를 통해 손해액을 산정한다. IP 가치평가는 가액, 등급, IP실사 등 3개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가장 많이 쓰이는 등급평가는 스마트3.1(한국발명진흥회)과 특허평가시스템(기술보증기금) 등 2가지이다. 이들 2개 평가시스템은 방대한 자료와 신속한 정량적 평가, 저렴한 비용 등이 장점이지만 전문가의 정성적 분석 부족으로 인한 전문성 문제는 아쉽다고 김 기획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변리사회가 평가자의 전문성은 확보하면서 개별 평가자의 주관성은 배제하도록 하는 '엑시스 밸류' 시스템을 개발한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고 전했다. 변리사회는 지난 3월 446명의 변리사를 동원해 올 1~2월 등록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463건의 특허를 액시스 밸류 시스템으로 평가했다.
평가대상 463건 가운데 기준에 미달하는 79건은 제외하고 384건에 대해 최종 등급이 매겨졌다. 평가 결과, 하나의 특허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대체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 참여로 인한 비용 발생과 긴 평가시간은 과제로 남았다.

특별취재팀 김영권 팀장 김병덕 안승현 김미정 김경민 최종근 안태호 김서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