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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압박 3일 만에 마주 앉은 정의용-블링컨, '한미일 공조' 재확인

中 왕이 "올바른 입장 견지" 압박 3일 만에
G7 정상회의 계기 한미 외교장관회담 성사
백신·공급망 등 정상회담 후속 조치 논의 
美 "한미동맹, 인태지역 평화·번영 핵심축"
韓 "한반도 비핵화 목표, 대북정책 재확인"

中 압박 3일 만에 마주 앉은 정의용-블링컨, '한미일 공조' 재확인
지난 5월 3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영국 런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계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미·중 사이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미 외교장관이 회담을 열고 한미일 3국 협력 기조를 재확인했다. 미·중 양국 사이 본격적 선택의 기로에 놓인 한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G2 균형외교 기조를 어떤 방식으로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영국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비롯해 지역·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양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백신·첨단기술·공급망 분야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하고, 전세계 백신 보급과 관련해서 한미 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첨단기술과 공급망 분야는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분야인 만큼, 한미 간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 장관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태지역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노력을 포함해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양 장관은 공유 가치를 증진하고 현재·미래 도전 과제 대응에 있어 한미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알렸다. 외교부도 "한미일 3국간 협력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약 45분 동안 일대일로 면담했으며, 특히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을 언급하는 표현은 없지만 '공유하는 가치 증진', '현재와 미래의 도전 과제' 등에서 한미 협력을 강조한 것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후 동맹 간 협력 강화를 적극 촉구하면서, 인권·자유·민주주의 등 가치에 기반한 외교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 견제라는 직접적 표현 대신 공유 가치, 도전 과제 등으로 중국에 맞서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표명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미얀마 정세 안정을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한미 양국이 인권·민주주의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국제 현안에 공조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은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은 정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반중 노선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왕이 위원은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해 집단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중·한(한·중)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 이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잇따르면서 한국은 본격적인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양국의 선택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G2 균형외교 전략을 유지할지 여부도 고민해야 할 지점으로 꼽힌다.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전략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정 장관은 왕이 위원과의 통화에서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에 있어 미·중 간 협력이 국제사회 이익에 부합한다"며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