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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 메고 따릉이로.. 30대 당대표 이준석 첫 출근부터 달랐다 [이준석發 세대교체 바람]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3 18:29

수정 2021.06.14 01:1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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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사진)가 13일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국회로 출근했다. 원내교섭단체에서는 헌정 사상 최초로 당선된 '30대 당 대표'로서, 검은색 고급 세단으로 대표되는 기성 여의도 정치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취임한 후 첫 국회 출근길에 따릉이를 이용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타이'의 캐주얼 정장 차림에 백팩을 멘 이 대표는 국회 본청 주변에 마련된 따릉이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본청에 들어섰다.

그간 '지하철 애용자'로 알려진 이 대표는 자택에서 국회로 올 때 지하철과 전동킥보드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전동킥보드의 규제가 심해진 뒤 따릉이로 바꿨다.
그는 지난 11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킥보드 타고 다니는 당 대표, 지하철 타는 당 대표라는 뉴스가 쏟아질 것"이라는 진행자의 말에 "킥보드 규제가 강해져서 따릉이를 타고 다닌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의전상 당 대표 전용차량으로 카니발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대중교통과 따릉이를 이용할 전망이다.

마침 지난 3월에는 국회에 '따릉이 대여소'가 추가로 마련되면서 따릉이를 타고 다니기에 더욱 좋은 환경이 됐다. 원래 국회 경내에는 따릉이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시설이 의원회관 한 곳뿐이었는데 7개가 더 설치되면서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는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신선한 울림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고급 세단과 카니발 등 승합차가 오고 가는 국회에서 30대 청년의 당 대표의 실용성이 부각되면서 보여주기식 정치에 대한 반성 등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과정에서 캠프사무실을 차리지 않고 문자 홍보를 생략했으며 차량 지원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선거운동에 쓴 비용이 약 3000만원에 불과해 파격적인 비용절감까지 이뤄냈다. 소액 모금으로 단숨에 모였던 1억5천만원의 후원금도 다 쓰지 못한 셈이다.

한편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연설문에서부터 유명한 대중가요의 가사를 인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수락연설을 마무리하며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수 임재범이 부른 '너를 위해'의 가사 일부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같은 날인 11일 KBS라디오에서는, 진행자가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이제 공인인 만큼 공적인 질문만 해달라"고 재치있게 답변을 피했다. "월급은 받는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월급은 없고 당비만 있다.
당비 250만원인가 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앞서 SNS를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같은 상계동 주민으로서 허심탄회하게 합당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던 이 대표는 당선 다음 날인 12일 실제로 동네의 한 카페에서 회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분간 정치권 문법과 크게 다른 이 대표의 이같은 파격 행보가 연일 회자되며 정치권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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