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상승에 팔아도 손해
철광석 등 1년새 2배 넘게 올라
장기 거래선까지도 포기할 상황
운임 뛰어 수출해도 문제
컨테이너운임지수는 290% 급등
그나마 배도 못구해 식품은 폐기
철광석 등 1년새 2배 넘게 올라
장기 거래선까지도 포기할 상황
운임 뛰어 수출해도 문제
컨테이너운임지수는 290% 급등
그나마 배도 못구해 식품은 폐기
중소기업들이 채산성 악화로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폭등으로 원가는 치솟고 있지만, 공급단가 조율이 쉽지 않아 물량이 늘어날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에 빠져들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장기간 이어온 거래관계까지 포기하려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폐업 위기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돼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다음달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주52시간제가 적용되고,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도 우려돼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이 중에서도 급한 불은 수익성 악화다. 원자재 값 상승과 물류비 증가가 원가상승으로 이어져 중소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실제 전선부품 납품업체인 D사의 대표는 "납품 취소를 고민 중이다. 이는 거래관계가 깨진다는 것이고, 중소기업에는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만큼 현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기도의 음식재료 업체인 B사 대표는 "현 상황은 외환위기는 물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급증한 해운수요 역시 수출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요소다. 해외수출을 하려 해도 배를 잡을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시간이 생명인 식품 수출업체들은 배를 못 구해 도산위기에 몰리고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식품수출 기업의 대표는 "물류비 상승과 해운공급 부족으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고 있다"면서 "애써 만든 제품이 상해 납품을 못하고 지금처럼 계속 물류비가 오른다면 부도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뾰족한 해법 없어 발 동동
중소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놓였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어 보인다. 당장 원자재 값·물류비 안정, 해운수요 안정화를 기다리는 것 외에 대안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납품단가 연동제'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대·중소기업 간 구체적 움직임은 전무하다. 중소기업의 수출선박 확보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 때문에 중소기업 단체들이 납품단가 인상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정부의 지원정책은 임시방편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입법을 통해 납품단가를 구조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원자재와 운임 상승세는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13일 기준 t당 219.26달러를 기록했다. 1년 내 최저가격 99.17달러에 비해 121.1% 급등한 가격이다. 전자 및 전선·합금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대표적 비철금속인 구리(전기동) 가격은 12일 기준 t당 1만29달러로 약 1년 전인 지난해 6월 15일 5646달러에 비해 77.6% 뛰어올랐다. 물류비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관세물류협회가 집계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일 기준 3613.07로 지난해 6월 5일 925.5에 비해 290% 이상 치솟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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