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실종된 아들 입영통지서 받고선 '꼭 찾겠다' 다짐" [잃어버린 가족찾기]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4 18:40

수정 2021.06.14 18:40

지체장애 박기동氏 찾는 아버지
"올해 서른… 담양에 있을 것 같아"
박기동씨(30, 당시 7세)는 1998년 7월 15일 담양군 고서면 동운리에 있던 관사에서 생활 중 일하러 간 사이 실종됐다. 이마 가운데에 혹이 있었으며, 지체장애가 있지만 자기 이름과 간단한 의사표시는 가능하다.
박기동씨(30, 당시 7세)는 1998년 7월 15일 담양군 고서면 동운리에 있던 관사에서 생활 중 일하러 간 사이 실종됐다. 이마 가운데에 혹이 있었으며, 지체장애가 있지만 자기 이름과 간단한 의사표시는 가능하다.
"지체장애가 있지만 자기 이름도 알고 의사표시는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억이 남았다면 알 수 있을 겁니다."

23년 전 막내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 박윤선씨(67)는 "아들이 기억을 하고 있다면 꼭 찾아오길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14일 경찰청,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 등에 따르면 아들 기동씨(30·당시 7세)는 1998년 7월 15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동운리에 있던 관사에서 생활하던 중 박씨가 일하러 간 사이 실종됐다.

이혼 뒤 막내아들을 데리고 관사에서 살던 박씨는 일과 함께 아들을 돌봐야 하는 처지였다. 지체장애가 있어 유치원에서도 받아주지 않던 기동씨는 박씨가 일을 간 사이 홀로 또래 아이들과 주로 놀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늦게까지 일하고 온 박씨는 '아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가 많이 오던 여름날이었다.

이후 담양 일대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아들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혼이 겹치고, 생계유지를 위해 중국까지 다녀와야 했던 박씨가 아들 찾기를 병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박씨는 "당시에는 '차라리 고아원이나 좋은 장애인시설에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가 아들을 직접 찾아나선 것은 10여년 전이다. 여전히 실종 상태인 기동씨 앞으로 군대에서 징집소집통지서가 날아오면서다. 그때 '죽기 전에 아들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박씨는 말했다.

이후 박씨는 담양 소재 면사무소와 경찰서, 고아원과 지체장애학교를 모두 수소문했다.
경찰에는 유전자정보(DNA) 등록도 마치고 막내아들과의 재회를 바라고 있다.

박씨는 아이가 사라진 담양 소재 시설에 아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만약 찾게 되면 누나와 생모가 있는 곳으로 데려다 줄 테니까, 꼭 찾아오길 부탁하고 싶다"며 "담양 사람들이 기사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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