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인성교육 시도하는
이명학 중동고등학교 교장
이명학 중동고등학교 교장
32년간 성균관대 한문교육학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초 모교로 부임한 이명학 중동고등학교 교장(사진)이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거듭 당부하는 말은 인성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게 대다수 고등학생들이 맞닥뜨린 현실이지만, 고등학교는 '학원 같은 학교'가 아닌 사람됨을 가르치는 '학교다운 학교'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 교장은 "학교에선 입시라는 틀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도 정상적인 학교교육의 중요함을 모르시진 않는다.
실제 이 교장은 부임 후 학생들이 겸손과 배려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아침 조회시간에 3분 명상시간을 가져 학생들 스스로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게 했고,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교 지원도 늘렸다. 학생들의 심리상담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 교사를 채용하는가 하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다방면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입시 경쟁에 지친 학생들에게는 잠시나마 숨을 돌리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이 교장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행복해하는 일을 찾고 있는지,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단 한 번이라도 가져보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또 올해 졸업생부터는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학업우수자 표창뿐 아니라 고교 3년간 주변 친구들을 가장 잘 배려한 학생들을 선정해 대학 1년치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이룬 성취는 본인의 노력과 함께 부모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성취가 자신의 노력과 명석함으로만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만함에 빠진다"며 "오만한 사람은 결코 우리 사회에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장은 학부모들에게도 "교육은 조급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생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교장은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학교다운 학교'의 기초가 만들어지면 다행"이라며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 함께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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