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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학 "사람됨 가르치는 '학교다운 학교' 만들 것" [fn이사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4 18:46

수정 2021.06.14 20:40

다양한 인성교육 시도하는
이명학 중동고등학교 교장
이명학 "사람됨 가르치는 '학교다운 학교' 만들 것" [fn이사람]
"소위 '명문대학'에 몇 명을 진학시켰느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사람을 양성했느냐가 학교 교육의 참된 목적이어야 합니다."

32년간 성균관대 한문교육학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초 모교로 부임한 이명학 중동고등학교 교장(사진)이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거듭 당부하는 말은 인성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피할 수 없는 게 대다수 고등학생들이 맞닥뜨린 현실이지만, 고등학교는 '학원 같은 학교'가 아닌 사람됨을 가르치는 '학교다운 학교'에 충실해야 한다는 그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 교장은 "학교에선 입시라는 틀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들도 정상적인 학교교육의 중요함을 모르시진 않는다. 다만 눈앞에 입시가 닥친 상황에서 '내 자식이 탈락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시니 그걸 탓할 수도 없다"면서 "그래서 공부 이외에 여유 있는 시간을 어떻게든 인성교육이나 취미활동 등에 쓸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교장은 부임 후 학생들이 겸손과 배려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아침 조회시간에 3분 명상시간을 가져 학생들 스스로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게 했고,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 동아리 활동에 대한 학교 지원도 늘렸다. 학생들의 심리상담을 돕기 위해 심리상담 교사를 채용하는가 하면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다방면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입시 경쟁에 지친 학생들에게는 잠시나마 숨을 돌리고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이 교장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행복해하는 일을 찾고 있는지,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단 한 번이라도 가져보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또 올해 졸업생부터는 학생들의 투표를 통해 학업우수자 표창뿐 아니라 고교 3년간 주변 친구들을 가장 잘 배려한 학생들을 선정해 대학 1년치 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이룬 성취는 본인의 노력과 함께 부모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성취가 자신의 노력과 명석함으로만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만함에 빠진다"며 "오만한 사람은 결코 우리 사회에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장은 학부모들에게도 "교육은 조급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학생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교장은 임기 중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학교다운 학교'의 기초가 만들어지면 다행"이라며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 함께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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