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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서 퇴출한다는 코인이 2배 급등… ‘상폐빔’ 투자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17:10

수정 2021.06.16 18:24

업비트, 30여종 거래종료·유의
페이코인 470원→1020원 요동
물량 가진 세력 ‘시세 펌핑’ 의혹
섣불리 투자하면 몇초만에 날려
시장서 퇴출한다는 코인이 2배 급등… ‘상폐빔’ 투자 주의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코인 30여종에 대해 원화마켓 거래지원 종료, 유의종목 지정을 공지한데 이어 다른 거래소들도 일제히 코인 정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코인들의 시세가 급등락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업비트가 사실상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폐지로 볼 수 있는 원화거래 지원 종료,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인들이 공지 직후 2배 이상 급등하더니 하룻새 10% 이상 급락하는 등 시장이 널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상폐 확정인데 2배 급등

16일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1일 5개 코인을 원화마켓에서 제거하기로 하고, 25개 코인은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직후 해당 코인들의 시세가 일제히 절반 가까이 폭락하더니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장폐지가 예상될 경우 손실 규모를 줄이기 위한 투자자들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시세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실제 최근까지 1100~1200원 대에 거래되던 페이코인(PCI)은 업비트 원화마켓 상장폐지가 결정된 11일 685원, 13일에는 500원까지 급락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원화로 거래가 불가능하게 된다는 악재를 만났기 때문에 시세하락은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4일에는 오전 9시경 470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1시 40분경 1020원까지 5시간만에 2배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오후 8시경 700원대로 떨어졌다. 현재도 700원 대 시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코인 뿐만 아니라 업비트 원화마켓 상장폐지가 결정되거나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나머지 29개 가상자산 시세도 일제히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전세력 시세 펌핑...개미들 주의

업계에서는 상장폐지 직전이거나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된 가상자산들의 시세가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일명 '상폐빔'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물량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세력들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올린 뒤 대량 매도해 손해를 줄이겠다고 작전을 벌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세가 급등하는 가상자산을 발견한 개인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위해 매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세는 더 올라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수익을 챙긴 작전 세력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면 뒤늦게 매수대열에 합류한 개미투자자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전문가는 "가상자산 투자에 전문적인 세력들은 24시간 실시간으로 시세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만,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미리 대비하기가 힘들다"며 "세력들의 인위적인 시세 펌핑에 개인투자자들이 놀아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유의종목은 물론 알트코인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정보를 공유하는 한 오픈채팅방에서도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투자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카카오톡 한 오픈채팅방 이용자는 "세력들이 상폐전에 물량을 떠넘기려고 인위적으로 시세를 펌핑하는 방식으로 상폐빔을 쏜다"면서 "개미들은 불나방에 혹해서 잘 못 들어가면 몇 초만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