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MM 경영권 매각 ‘수면위’…포스코·현대차 등 인수자 물망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18:14

수정 2021.06.17 09:54

산은, 3000억 규모 CB 주식전환
보유지분 15% 넘어 매각 불가피
주가 급등으로 커진 몸값은 부담
"연초 1조대→3조 안팎까지 올라"
산업은행이 이달 말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HMM 제공
산업은행이 이달 말 HMM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뒤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HMM 제공
HMM의 경영권 매각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산업은행이 HMM의 전환사채(CB)를 이달 말 주식으로 전환 한 뒤 경영권(지분) 매각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권 매각에 나설 경우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주가 급등에 따른 몸값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30일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원(6000만주) 규모의 HMM CB를 주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2016년 12월 발행된 HMM CB의 전환가격은 주당 5000원으로, 전체를 주식으로 바꿀 경우 15일 종가(4만4550원) 기준 약 2조4000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익 기회가 있는데 포기하면 배임"이라며 "전환을 안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산은이 보유한 HMM CB의 주식전환을 확정하면서 향후 경영권 매각이 불가피해졌다. 은행법상 보유지분이 15%를 넘으면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HMM의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산은의 지분율은 현재 11.94%에서 24.99%로 늘어난다. 다만, 구조조정 대상인 기업의 경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으면 예외가 인정된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HMM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일부만 아니면 통채로 팔 거냐, 이 참에 완전히 민간에 매각할 거냐, 여러 고려요소가 있다"면서 "우리 혼자 결정 못 한다. 시장상황, 정책적 판단, 유관기관 협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에선 산은이 HMM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하다, 추후 경영권 매각시 이를 함께 넘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은이 경영권 매각전 시장에 물량을 내놓으며 주가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HMM이 민영화 될 경우 물류비용 부담이 큰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 등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HMM의 30년 만기 영구채 규모만 2조6800억원, 이자율만 최대 10%에 달하는데다 연초 대비 주가가 급등해 몸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은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1조~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HMM의 매각대금이 최근 3조원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기업 입장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내기 쉽지 않을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이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지분을 넘기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해양진흥공사는 HMM 지분 4.27%를 보유한 3대주주다. 산은과 해양진흥공사, HMM은 3자간 '경영정상화계획 및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 약정서'를 맺은바 있다.
이 회장은 HMM 매각과 관련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나 접촉한 기업은 없다"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검토 요인을 고려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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