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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미만 아파트 삽니다"… 전국이 갭투자 열풍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6 18:23

수정 2021.06.17 17:54

다주택 규제 없고 소액투자 가능
최근 3개월 구미·청주 아파트 거래
10건 중 1건은 전세 끼고 사들여
"1억 미만 아파트 삽니다"… 전국이 갭투자 열풍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평택, 안성, 청주,아산 등 전국 각지에서 다시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수)가 활황 중이다. 특히 비교적 규제가 느슨한 공시가 1억원 미만의 아파트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경기도 평택의 갭투자 건수는 25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많이 거래된 물건들은 공시가 1억원 미만의 구축 아파트다. 해당 아파트들은 기존 주택 보유수에 상관없이 1.1% 기본 취득세율만 적용되는 비규제 대상이다. 또, 투자자들이 1000만~2000만원의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최근 각광받고 있다.


평택시 안중읍의 늘푸른 아파트는 최근 갭투자가 많이 이뤄진 대표적인 단지다. 해당단지(59㎡)의 이달 매매 실거래가는 1억5000만원 수준이고, 전세가격은 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가와 거래가의 차이가 2000만원 선으로 소액으로 갭투자할 수 있어 투자 수요가 몰렸다.

평택시 A공인 관계자는 "한동안 평택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침체됐었지만, 삼성전자가 고덕면 일대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는 개발 호재로 인해 들썩이고 있다"면서 "2022년 12월에는 안중역에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될 예정으로 교통호재도 함께 작용하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갭투자들이 몰려들어 매매건수가 늘어나자 가격도 자연스럽게 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1년 전 만해도 해당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1억1000만~1억2000만원 사이였는데, 현재는 1억5000만~1억7000만원까지 거래되며 1년만에 5000만원 가량이 뛰었다.

평택에 이어 갭투자 상위권인 지역들은 전국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해당 지역들의 거래건수는 1위보다는 적지만 오히려 전체거래 중 갭투자 비율은 더 높다는 것이다. 경북 구미시(10.4%), 충북 청주시 서원구 (10.7%), 경기 안성시(10.7%), 경남 창원시 성산구(13.5%) 등은 최근 3개월 내 전체거래 중 갭투자비율이 10%를 상회하는 지역들이다.

특히 지난해 방사능가속기 부지 선정이 확정되면서 갭투자들의 성지로 몸살을 앓았던 청주는 다시금 갭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청주시 수곡동 두진백로(59㎡)는 최근 1억2000만원에 매매거래된 가운데 전세가는 1억1000만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격차가 100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분평동 주공2단지(59㎡)는 이달 매매는 1억3000만원, 전세는 1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무갭 투자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청주시 A공인 관계자는 "청주에서 서원구가 비교적 가격상승이 적었던 곳이기 때문에 봄부터 이곳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단지들이 많아 여전히 소액으로 갭투자를 할 수 있는 물건이 많은데다 하반기에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전국 각지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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