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미,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 합병 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7 07:06

수정 2021.06.17 07:06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6월 3일(현지시간) 영국 보험중개사 에이온의 호주 시드니 사무실. 로이터뉴스1
지난해 6월 3일(현지시간) 영국 보험중개사 에이온의 호주 시드니 사무실. 로이터뉴스1

미국 법무부가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로 도약하려는 에이온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300억달러짜리 인수합병(M&A)이 좌초위기를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법원에 에이온의 윌리스타워스왓슨 합병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에이온은 미국에서 출범했지만 지금은 본사를 영국 런던에 두고 있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양사가 합병하면 "치열한 경쟁이 급격히 완화되고,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혁신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미 기업들과 그들의 고객, 직원, 은퇴자들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현재 마시맥레넌, 에이온, 윌리스 트리오가 "미국내 대기업들을 위한 보험중개시장에서 지배적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미 대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이들 보험중개사 가운데 적어도 한 곳의 고객"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이들 빅3가 소규모 브로커들은 따라할 수 없는 글로벌 서비스, 더 나은 데이터와 분석, 또 보험상품을 구매하는 대기업 리스크 관리자들에게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 빅3는 의료보험 혜택의 경우 대형 다국적 고객사들에 맞춤형 제품을 설계해 판매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법무부는 에이온이 윌리스를 합병하면 "빅3가 빅2로 재구성된다"면서 에이온 합병사는 "미 기업들의 이익에 반해 레버리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무부 제소 소식에 양사 주가는 급락했다. 에이온 주가는 3.07%, 윌리스 주가는 7.22% 폭락했다.

기업 보험 브로커 시장에서 에이온과 윌리스가 합병하면 양사 시장점유율은 부동산 자산 손괴 보험, 제3자 책임보험, 금융위험 보험 등 핵심 시장에서 최소 40%에 이른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법무부는 또 소장에서 에이온 고위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합병 뒤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과점체제로 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신문 보도 내용도 첨부했다.

에이온과 윌리스 간 합병은 이미 애초 시간계획표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규제 당국의 제동으로 지금은 3·4분기로 일정이 늦춰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