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로 도약하려는 에이온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300억달러짜리 인수합병(M&A)이 좌초위기를 맞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법원에 에이온의 윌리스타워스왓슨 합병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에이온은 미국에서 출범했지만 지금은 본사를 영국 런던에 두고 있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양사가 합병하면 "치열한 경쟁이 급격히 완화되고,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혁신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미 기업들과 그들의 고객, 직원, 은퇴자들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현재 마시맥레넌, 에이온, 윌리스 트리오가 "미국내 대기업들을 위한 보험중개시장에서 지배적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미 대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이들 보험중개사 가운데 적어도 한 곳의 고객"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또 이들 빅3가 소규모 브로커들은 따라할 수 없는 글로벌 서비스, 더 나은 데이터와 분석, 또 보험상품을 구매하는 대기업 리스크 관리자들에게 '차별화된 판매 전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 빅3는 의료보험 혜택의 경우 대형 다국적 고객사들에 맞춤형 제품을 설계해 판매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법무부는 에이온이 윌리스를 합병하면 "빅3가 빅2로 재구성된다"면서 에이온 합병사는 "미 기업들의 이익에 반해 레버리지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무부 제소 소식에 양사 주가는 급락했다. 에이온 주가는 3.07%, 윌리스 주가는 7.22% 폭락했다.
기업 보험 브로커 시장에서 에이온과 윌리스가 합병하면 양사 시장점유율은 부동산 자산 손괴 보험, 제3자 책임보험, 금융위험 보험 등 핵심 시장에서 최소 40%에 이른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법무부는 또 소장에서 에이온 고위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합병 뒤에는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과점체제로 시장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신문 보도 내용도 첨부했다.
에이온과 윌리스 간 합병은 이미 애초 시간계획표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규제 당국의 제동으로 지금은 3·4분기로 일정이 늦춰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