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봉, 디즈니 픽사 작품

![[서울=뉴시스]디즈니·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의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21일 화상 콘퍼런스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2021.05.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1/05/21/202105210959356161_l.jpg)
[파이낸셜뉴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비영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이를 증명했다. 영화 ‘미나리’는 개인적 서사를 보편적 서사로 승화시켰다.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은 이처럼 지역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에서 보편성을 이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멕시코 고유의 명절 ‘망자의 날’을 소재로 한 ‘코코’도 대표적인 사례다.
17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루카’ 역시 감독의 개인적 경험담에서 비롯된 영화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나고 자란 그는 12살에 인생 최고의 친구를 만났다. 내성적인자신과 달리 친구는 장난끼가 많은 외향적인 아이였다. 그는 “친구 덕분에 많이 성장했고, 늘 안주하려던 내 삶의 방식도 깰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자아를 찾는데 있어 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친구와 함께하면서 느꼈다. 우리는 이렇게 비슷하고 이렇게 다르구나, 그 과정을 통해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어른이라면 옛날 친구를 떠올리고, 어린 친구라면 지금 옆에 있는 친구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는 뜨거운 햇살이 눈부신 여름 해변가를 무대로 펼쳐진다. 바로 감독이 늘 사랑하는 자신의 고향인 이탈리아 리비에라다. 카사로사 감독은 “리베에라의 여름 해변은 아주 특별하다. 그곳만의 찬란함이 있다. 지리적으로 절벽이 많이 솟아있고, (사람들이) 바다로 많이 뛰어든다. 그 경험을 다 녹아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모든 것에 대한 나의 러브레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 음악, 아름다운 경관까지 나의 찬사가 투영된 작품입니다.”
■ 일본 애니 거장, 하야오의 작품에서 영향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세계 어린이들에게 끼친 영향은 역시나 지대했다. 카사로사 감독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19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랐다”고 했다. 한국의 어린이와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를 정말 즐겨봤다. 코난과 포비 두 친구의 모험, 코난이 친구 덕분에 더 용기를 낸다든지, 그리고 서로 장난치는 모습 등이 내 영화에 많이 녹아있다”고 했다.
“하야오의 작품에서 가장 좋은 점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주변의 모든 사물, 자연을 보는 눈이 경이에 차 있죠. '루카'에서도 경이에 찬 어린이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영화 ‘길’과 ‘8과 1/2’로 유명한 페데리코 펠리니(1920~1993) 등 이탈리아 고전 영화감독의 영향도 느껴진다. 이에 대해 카사로사 감독은 “이탈리아의 50-60년대 영화의 황금기, 네오리얼리즘 영화에서 아주 많은 영향을 받았다. 펠리니 뮤즈의 빅팬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펠리니의 뮤즈는 배우 줄리에타 마시나다. 펠리니가 젊은 시절 대본을 썼던 라디오 연속극의 주인공이 바로 그녀. 둘은 1943년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고 그해 결혼, 평생을 함께 했다.
카사노사 감독은 “마시나가 주연한 이탈리아 코미디영화 ‘더 보이스 오브 이탈리아나’에 대한 오마주도 담았다"며 "'루카'의 시간적 배경을 1950년대로 설정한 이유"라고 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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