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짙어진 매파적 신호… 서서히 방향 틀뿐 급격한 긴축은 아냐" [美 빨라진 금리 시간표]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7 18:33

수정 2021.06.17 18:33

전문가들이 보는 예상 시나리오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움직임
시장안정화 조치 따라 속도 조절
증시는 금리보다 기업실적에 영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뉴스1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로이터뉴스1
미국이 통화긴축 시계를 빠르게 돌리기 시작한 만큼, 우리나라도 연내 금리인상을 포함한 통화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우리나라는 불확실성을 주시하면서 급격한 통화정책 전환보다는 시기와 속도를 서서히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경우 당분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한 채권, 환율, 금리 등도 당장 급변하기보다는 당국의 정책변화 신호에 따라 횡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변동성 전망? "변동성 확대 모니터링"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완화적인 통화정책 전환 신호가 짙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7.2원)보다 13.2원 오른 1130.4원에 마감했다.
미 국채 금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1.5% 후반대로 올랐다. 달러인덱스도 91선으로 상승했다. 16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17%포인트 오른 1.586%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1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 하락한 3만4033.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내린 4223.70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상승세를 마치고 5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3.72포인트 하락한 3264.96에 장을 마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에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향후 국내외 인플레이션 상황과 미 연준·ECB 등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 등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없어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변동성 확대와 관련 대응에 나섰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그는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장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상시 점검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전망? "급격한 긴축은 아냐"

일단 미국발 통화정책 전환 신호에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전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격한 긴축은 하지 않고, 질서있게 시기와 속도를 조절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이제 8월 이후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면 실행하는 과정만 남았다"며 "코로나 불확실성을 주시하면서 서서히 정책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시기와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이 통화정책을 당장 긴축으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긴축으로 전환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현재 통화정책이 유지되고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테이퍼링도 조심스러운 논의 개시 및 가능성 타진이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증시 전망? "변동폭 크지 않을 듯"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인상이 이뤄지기까지 시일이 남은 데다 최근 시장은 금리가 아닌 기업실적 등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통화긴축 시계가 빨라졌다기보다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인 코멘트가 좀 더 나온 것으로 증시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실제 금리인상은 먼 일이기 때문에 오늘도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올해 여름까지는 높은 지수대에서 횡보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미국 채권시장은 2023년 금리인상으로 가격 프라이싱됐었다"며 "시장과 연준의 (통화긴축에 대한) 시각에 갭이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일치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시장이 공포감에 휩쓸려 반응하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증시는 현재처럼 실적이나 기대감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서혜진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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