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실종된 구조대장, 맨 마지막까지 남아 팀원 챙겼었다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8 07:43

수정 2021.06.18 07:43

산소통 용량 50분..생사 불투명
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뉴스1
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천 쿠팡물류센터 화재 진압 중 실종된 50대 소방 구조대장이 당시 맨 뒤편에서 팀원들을 챙겨 이동하다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해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화재는 17일 오전 5시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인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의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CCTV 확인 결과 지하 2층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 40여분만인 오전 8시 19분쯤 초기진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2시간여 뒤 내부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하자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들은 긴급 탈출 지시를 받고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동료 4명과 함께 지하 2층에서 작업 중이던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구조대장 A 소방경이 홀로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당시 그는 후배 4명을 이끌고 선두에 서서 발화 지점 등을 찾던 중 창고 안에 쌓인 물품 더미가 무너지며 불길이 갑자기 거세졌고, 현장 지휘부의 “대피하라”는 무전 명령이 내려졌다. A 소방경은 지나온 통로를 역행해 맨 뒤편에서 팀원들을 챙겨 이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A 소방경 주변에 있던 선반 위 가연물들이 갑자기 쏟아져 내리며 화염과 연기가 발생해 오전 11시30분에서 40분 사이에 고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A 소방경 실종 이후 수색에 나섰으나 거센 불길로 인해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실종 당시 A 소방경이 메고 있던 공기 호흡기의 용량은 약 50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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