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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낙태 정책에 미 가톨릭 주교들 '영성체 금지' 맞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19 04:41

수정 2021.06.19 04:41

[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앞줄 왼쪽 3번째)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DC의 성마테오 성당에서 대통령 취임식에 앞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앞줄 왼쪽 2번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앞줄 왼쪽 3번째)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현지시간)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워싱턴DC의 성마테오 성당에서 대통령 취임식에 앞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앞줄 왼쪽 2번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로이터뉴스1

미국 가톨릭 교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 대한 '영성체 금지'로 뒤숭숭하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더힐,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주교협의회(USCCB)는 이날 표결을 통해 낙태 찬성 입장을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 등 정치인들이 영성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정식 절차 추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USCCB는 참석 주교 가운데 168명이 찬성, 55명이 반대했고, 주교 6명은 기권했다고 밝혔다.

교회의 입장과 달리 낙태를 찬성하는 정치인들의 영성체를 금지시키는 절차를 정식으로 문서화할지 여부는 이날 표결에 따라 앞으로 논의와 수정을 거쳐 11월 주교회의에서 다시 표결에 들어간다.


17일 기자회견에서 존 F 케네디에 이어 미 역사상 2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인 바이든이 영성체를 계속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포트웨인사우스벤드의 케빈 로드 주교는 "그 문제에 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로드 주교는 "영성체의 일관성(eucharistic consistency)에 관한 모든 문제를 들여다 볼 것"이라면서 "가톨릭 교회법에 따르면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니는 성당 교구의) 주교가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낙태 찬성 정치인들의 영성체를 금지하도록 USCCB가 결정한다고 해도 최종 승인은 바티칸 교황청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바이든의 영성체 금지는 실현 불가능한 것에 가깝다.

바티칸은 영성체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것에 반대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미 이번주 미 주교들에게 정치인 영성체 금지 추진을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바티칸은 USCCB에 낙태 문제를 논의할 때 교회의 일치를 유지할 것과 분열을 막을 것을 주문했다.

미 주교들의 표결은 사실상 교황에 대한 순명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지만 버지니아주 알링턴 교구의 마이클 버비지 주교는 교황의 뜻에 따라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일치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 가톨릭주교협의회는 보수적인 로스앤젤레스 대주교 호세 고메스가 이끌고 있다. 고메스 대주교는 연초 바이든 취임식을 축하하는 성명을 냈지만 동시에 그의 낙태 찬성 입장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바이든이 다니는 성당의 교구장들은 대통령의 영성체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주로 워싱턴DC 교구 교구장인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과 델라웨어주 윌밍턴 교구의 은퇴한 W 프랜시스 맬루이 주교로부터 영성체를 한다.


더힐은 그렇지만 윌밍턴 교구장으로 취임하는 윌리엄 코닉 몬시뇰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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