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알코올 빼고 크림치즈 넣고… 막걸리, 전통주 이미지 벗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0 18:24

수정 2021.06.20 18:24

일화 비알코올 탄산음료로 출시
국순당 죠리퐁맛 등 다양화
서울장수 도수 낮춘 제품도 인기
일화 '발왕산 막걸리 제로'
일화 '발왕산 막걸리 제로'
'어르신들의 술'로 여겨졌던 막걸리가 MZ세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화려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데 이어 무알코올도 나왔다. 크림치즈맛, 죠리퐁맛 등 젊은층의 입맛에 맞추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화는 최근 비알코올 막걸리 '발왕산 막걸리 제로'를 출시했다. 강원 평창 발왕산수로 빚었으며, 제조공정 과정에서 알코올을 제거해 탄산음료로 재탄생했다.

막걸리 특유의 향과 톡 쏘는 청량감에 달큰함을 더해 '막사(막걸리 사이다)' 느낌을 살렸다.

프락토올리고당이 1.6g 함유돼 있어 탄산음료 최초로 '일반식품 기능성표시제'에 등록됐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장내 유익균 증식 및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성분이다. 일화 관계자는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발왕산 막걸리 제로에 대한 반응도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며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 차별점을 부각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농업회사법인 수블수블은 막걸리 맛의 무알콜 음료 '수블수블 0.5'를 내놨다. 국내산 쌀 100%와 누룩으로 만들었다. 막걸리 특유의 텁텁함은 없애고, 탄산 맛을 살렸다. 1년 동안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클래식 맛 이외에 오미자맛, 유자맛을 함께 선보였다.

알코올 도수를 낮춘 막걸리도 인기다. 알코올 도수 5도인 서울장수의 '인생막걸리'는 이미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출시 4개월 만에 100만병 판매, 누적 판매량 550만병을 돌파했다.

지평주조도 주력제품 '지평생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춘데 이어 스파클링 막걸리 '지평 이랑이랑'도 5도로 내놓았다. 도수를 낮춘 막걸리의 인기에 힘입어 지평주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한 308억원을 기록했다.

국순당은 '국순당 쌀 죠리퐁당'을 출시할 예정이다. 크라운제과와의 협업 제품으로 달콤 고소한 죠리퐁 맛을 막걸리에 적용, MZ세대와 재미를 찾는 펀슈머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국순당은 기존에 바나나, 복숭아, 크림치즈맛 등의 쌀막걸리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들 막걸리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1~2월 국순당의 전통주 수출은 57% 증가했는데 복숭아막걸리 등 과일막걸리가 113.2% 늘어나며 성장을 견인했다.

여름을 맞아 막걸리를 슬러시 형태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장수는 여름시즌에 맞춰 골프장에서 '장수 생막걸리'와 '달빛유자'를 슬러시 형태로 판매한다. '달빛유자'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SNS 입소문만으로 누적 판매량이 40만병을 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산 고흥 유자과즙이 들어가 있으며 알코올 도수 6도의 저도수로, 2030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