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거리로 나온 성난 터키 여성들…왜 보라색 깃발을 들었나

뉴시스

입력 2021.06.21 12:04

수정 2021.06.21 12:04

여성 폭력 금지 협약 탈퇴 반발 시위 터키 페미니즘 상징 '보라색' 들고 항의
[이스탄불=AP/뉴시스] 지난 3월2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위자들이 보라색 깃발을 들고 이스탄불 협약 탈퇴에 반발하고 있다. 2021.06.21.
[이스탄불=AP/뉴시스] 지난 3월2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위자들이 보라색 깃발을 들고 이스탄불 협약 탈퇴에 반발하고 있다. 2021.06.2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여성 및 가정 폭력을 금지하는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한 데 대해 터키 여성들이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터키 여성들은 지난 19일 이스탄불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을 규탄하는 내용의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스탄불 협약 탈퇴 철회를 요구했다. 의회에는 여성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 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시위에는 '우리가 곧 이스탄불 협약이다'라고 적힌 팻말과 함께 보라색 깃발 등이 등장했다.

보라색은 터키 페미니즘 상징이다.

시위를 이끈 여성협의회 관계자는 "조직의 힘을 믿는다"며 "결정이 뒤집히는 것과 상관없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AFP에 전했다.

프랑스24는 "터키 여성들이 이미 취약한 자신들의 권리가 더 악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터키 내 '페미사이드'(여성살해) 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협약이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터키 여성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5월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은 17건으로 집계됐다. 의심 사례는 20건으로 나타났다.

이스탄불에서는 참가자 수백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국 단위로는 1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앙카라=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각료회의를 마치고 연설하고 있다. 2021.06.21.
[앙카라=AP/뉴시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각료회의를 마치고 연설하고 있다. 2021.06.21.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월20일 유럽평의회에 이스탄불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제정된 이 협약은 성별을 기반으로 한 폭력을 금지한다. 서명국은 여성 및 가정 폭력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기소해야 하며, 입법과 교육을 통해 양성평등을 촉진한다는 데 동의한다.

유럽연합(EU) 45개국이 서명해 2014년 발효됐으며, 터키는 2011년 회원국 중 처음으로 협약에 서명했다.

당시 터키는 협약 서명과 함께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데 동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딸이 부회장으로 있는 여성 인권 관련 단체에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해당 협약이 "동성애를 정상화한다"고 주장하며 탈퇴를 결정했다.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은 해당 협약이 전통 가족 구조를 훼손해 폭력을 조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협약 탈퇴가 발효되는 다음달 1일까지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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