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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는 수소연료전지 핵심소재, 우리 손으로 만든다 ['경제안보' 과학기술이 지킨다]

<1> 수소연료전지 소재 연구단
현대차 부품 99% 국산화됐지만
화학반응 위한 핵심부품은 외국산
소재연구단, 선박·드론·발전소 등
연료전지까지 적용할 MEA 개발중
동아화성 투입돼 성능평가 검증
"수요기업 요구 충족시킬 수 있어"
10년 가는 수소연료전지 핵심소재, 우리 손으로 만든다 ['경제안보' 과학기술이 지킨다]
수소연료전지 소재 연구단 박구곤 단장(오른쪽)이 동아화성 성락제 대표이사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를 살펴보며 논의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2019년 7월, 일본은 우리에게 경제 전쟁을 선포하듯 소재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우리정부도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의 국산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로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5월 1차로 9개 연구단을, 8월 2차로 8개 연구단을 출범해 R&D가 한창이다. 추가로 출범한 8개 연구단에는 5년간 888억원을 투입해 원천기술 확보부터 제품의 상용화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기관 28곳, 대학 21곳, 기업 28곳 등 총 77곳이 참여했다. 본지는 이중 대표적인 4개 연구단에서 진행하는 R&D 내용과 R&D 성공이 가져올 향후 전망에 대해 소개한다.

현재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의 소재·부품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뿐만아니라 국산화한 소재·부품을 자동차업체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인증·평가시스템까지 준비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소재 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연구개발(R&D) 사업 중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소재와 시스템의 국산화를 책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총괄연구기관으로 박구곤 연료전지연구실장이 연구단장을 맡고 있다. 연구단은 2024년까지 133억원이 투입돼 산학연 12곳이 참여해 R&D를 진행한다.

박구곤 단장은 21일 "이번에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해 자동차용 수소연료전지가 500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5000시간은 약 10년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현재 양산된 수소연료전지 중 아직까지는 10년을 보장하는 제품은 없다.

■수소차부터 발전소까지 사용

수소차는 수소를 태워 엔진을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수소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수소연료전지 셀 하나에는 막전극접합체(MEA)와 가스켓, 분리판, 기체확산층, 엔드판 등이 들어간다. 연료전지 셀을 400개를 직렬 연결한 스택이 수소차에 쓰인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수소연료전지 시장이 50조654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부품 99%를 국산화했지만, 수소와 산소가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를 만드는 핵심부품은 아직 외국산이다.

연구단은 수소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MEA와 소재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소재와 부품이 개발되면 기차와 선박, 드론, 발전소 등의 연료전지까지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용은 다른 연료전지에 비해 시동과 정지가 자주 이뤄지고 밤과 낮, 계절 등의 외부 온도변화에도 안정적이게 만들어야 한다.

동아화성 성락제 대표이사는 "차에 들어갈 정도의 성능과 내구성이 있는 소재와 부품이라면 다른 분야의 연료전지에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R&D 결과물 성능평가까지

연구단의 연구기관들은 참여기업과 소통하면서 각각의 소재를 개발한다.

박 단장은 "이 R&D사업이 단순히 원천기술만 개발하는게 아니라 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 팔 수 있는 단계까지 가려면 실제 기업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단에 속한 각 연구기관들이 소재와 부품을 완성하면 에너지기술연구원과 동아화성이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완성해 성능을 검증한다.

소재 국산화를 완성하더라도 최종 수요기업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헛수고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일본 수출규제 이슈 이전까지만해도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불화수소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성능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구곤 단장은 "연구단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해 공급기업이 만든 소재와 수소연료전지셀의 성능평가까지 진행해 수요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소경제시대 빨리 온다

연구단에 참여한 동아화성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용 가스켓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수소연료전지로 선택했다.

성락제 대표이사는 "지금은 전기차가 앞서지만 수소값이 싸지면 수소차가 시장을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미국 에너지부의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 프로그램 연차 평가가 있었다.
이례적으로 제니퍼 그랜홈 장관이 직접 나와 손가락 하나를 치켜 세우며 '1'을 강조하는 오프닝 연설을 했다. 핵심은 10년 내에 1달러의 비용으로 수소 1㎏을 생산해 내겠다는 것.

우리 정부는 2040년에 수소차 620만대, 발전용 연료전지 15GW, 건물용 연료전지 2.1GW를 보급한다는 수소경제활성화 비전을 지난해 발표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은 지금껏 2050년까지 수소 생산단가 목표를 2000~4000원으로 두고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