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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과 안 만나...제재부터 풀어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1 23:09

수정 2021.06.21 23:09

이란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이란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해 오는 8월 취임을 앞둔 이란의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관련해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미국이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IRNA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라이시는 21일 수도 테헤란에서 대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이자 강경 우파 성향의 성직자인 라이시는 현재 사법부 수장이기도 하다.
라이시는 기자회견에서 바이든과 만날 생각이 있느냐은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에 대한 모든 억압적 제재를 해제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먼저 제재를 해제함으로써 정직함과 선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시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나 중동 내 친이란 민병대 지원 문제를 놓고도 협상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988년 이란의 정치범 5000명 처형에 관여했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자신이 '인권의 수호자'라고 반박했다.

과거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2015년 7월 협상에서 이란이 핵개발을 중단하면 기존 경제 제재를 풀겠다고 약속해 핵합의 체제를 출범시켰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핵합의가 이란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며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대부분의 경제 제재를 재개했다. 이에 이란도 맞불 작전에 나서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를 어겼다.

올해 출범한 미국 바이든 정부는 핵합의를 복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미국과 이란은 유럽연합(EU) 대표단의 중재를 통해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복원 협상을 진행중이다.

핵합의 당사국 대표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20일까지 토론을 이어갔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헤어졌다. 이번 만남은 지난 4월 핵합의 복원 논의를 시작한 이후 6번째 협상이었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 2명은 외신들을 통해 약 10일 정도 협상이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계자들은 양측이 20일 결론을 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 라이시때문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일단 라이시 때문에 핵협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예상했다.
이란의 주요 외교 정책은 대통령 위에 있는 하메네이가 이미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라이시 입장에서 핵합의 복원이 라이시 취임 전에 이뤄져야 문제가 있을 경우 현재 재임 중인 온건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탓으로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하니 정부는 핵합의를 퇴임 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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