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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당선자 "바이든과 만날 일 없다"

[파이낸셜뉴스]
이란 대통령 당선자 "바이든과 만날 일 없다"
이란 대통령 당선자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2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 당선자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일이 없다고 밝히면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로이터뉴스1

이란 대통령 당선자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당선 뒤 첫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당장 만날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팬데믹 이후 석유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내 2위 산유국인 이란의 강경 태도에 따른 불안감이 더해져 이날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35달러(1.84%) 급등한 74.86달러에 거래됐고,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달러(2.8%) 뛴 73.66달러로 올라섰다. WTI는 이날 2018년 이후 3년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시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첫 국정과제로 이웃 동맹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2015년에 체결됐지만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탈퇴한 핵협정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은 일축했다.

강경파로 그 자신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라이시는 "우리의 국가적 이해를 보장하는 협상을 지지한다"면서 "미국은 즉각 협정에 복귀하고 협약에 따른 의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5년 미국과 독일·프랑스·영국·러시아·중국 등은 이란 핵협정에 합의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다면서 그동안 개발된 시설과 기술 등을 모두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협약에서 탈퇴했다.

트럼프는 이란 핵협약을 '사상최악의 합의'라고 비난한 바 있다.

협약을 주선한 핵심 당사국 미국이 빠지면서 이란 핵합의는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이란이 강경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과 미국이 어떤 외교적 관계도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이란과 어떤 외교적 관계도 없으며 정상급 회동 역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핵협상 팀이 이제 막 6차 협상을 끝냈고, 7차 협상은 발표되지 않았다"면서 상황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미국이 탈퇴한 뒤 이란은 핵 개발 프로그램을 크게 진전시켰고,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제재로 석유수출은 급감했다.

이란 석유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제재를 풀면 이란의 석유수출이 지금의 하루 210만배럴에서 하루 380만배럴로 급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제재가 당장 풀린다고 해도 석유공급 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동안 이란이 석유 생산을 크게 줄였던데다 유전 투자 역시 대폭 감소했기 때문에 석유생산을 갑자기 늘리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가 급등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란에 강경파가 집권하면서 석유시장 긴장은 더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세계 최대 독립 석유딜러 가운데 한 곳인 트라피구라, 세계 최대 상품 딜러인 글렌코어 등이 100달러 유가 시대 도래를 예상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내년 100달러 유가를 전망했다.

두바이 NBD 은행의 상품리서치 책임자 에드 벨은 일러도 올해 말 쯤이나 돼야 이란 석유가 시장에 자유롭게 풀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금의 빠듯한 석유수급에 조만간 숨통이 트이기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