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유네스코(UNESCO)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대산호초)를 멸종 위험 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자 호주 정부가 강력히 반발했다고 AFP통신이 22일 전했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급격한 산호 감소로 인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위험 목록에 올리는 권고안 초안을 최근 발표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대표 리차드 렉은 "유네스코의 권고는 호주 정부가 기후 변화에도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산 레이 호주 환경부 장관은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이 산호초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한 정부의 노력을 전혀 참작하지 않은 조치라며 즉각 반발했다.
레이 장관은 "이같은 조치는 산호초 보호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국가들에게 좋지 않은 메시지를 보낸다"며 "지구 기후 변화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가장 큰 위협인 사실을 인정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이 산호초만 위험하다고 진단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세계 위험 유산 등재에 이처럼 예민하게 구는 이유는 관광에 악영향을 미칠 수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호주 정부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위험에 처한 자연유산'에 지정되려는 것을 로비로 막은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실제로 자연, 과학, 환경적인 가치 외에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연간 약 48억 달러(약 5조4000억 원)의 관광 수입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지난 몇년간 환경적 이유로 위험 상태를 몇번이고 점검받아왔다.
호주 정부는 2016년과 2017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백화 현상(bleaching)으로 산호초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역시 기후변화를 이유로 꼽으며 산호초가 굉장히 위태로운 상태라고 분석했다.
산호초의 백화 현상은 수온이 이례적으로 상승할 경우 발생한다. 색채를 띠는 조류들이 떠나면서 산호초는 밝은 흰색을 띠게 되면서 집단 폐사에 이르를 수 있다. 수온이 다시 내려가면 산호초는 자연스럽게 백화 현상에서 회복할 때도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지난 5년간 3차례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을 겪었으며, 1995년 이후 해양 수온 상승으로 산호 절반이 폐사했다.
이밖에도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수차례 사이클론과 산호초를 갉아먹는 악마불가사리 등으로 파괴돼왔다.
한편 길이 2300㎞에 달하는 크기를 자랑하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그 과학적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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