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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가입에만 20분… KDB토스적금, 토스의 ‘편리함’ 없었다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2 18:00

수정 2021.06.22 18:22

[현장클릭] 가입에만 20분… KDB토스적금, 토스의 ‘편리함’ 없었다
KDB산업은행이 'KDB토스적금'을 내놨다. 금리는 연 최대 4%에 만기는 6개월, 매 주 최소 1만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넣는 적금이다. 마이크로 적금이라 불릴 만하다. 납입 부담이 적고 만기 기간도 짧아 저소득층이나 사회 초년생도 쉽게 금융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상품 자체에는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가입과정에서 여러가지 장벽에 부딪혔다. 비대면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다.
토스 메뉴를 통해 계좌만들기를 선택하면 KDB산업은행 앱(스마트KDB)을 까는 단계로 넘어간다 신분증을 촬영하고, 아이디를 설정하고, 계좌를 만드는 최종 단계에 다다랐다. 여기선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계좌를 개설하려면 입금이 먼저 돼야 한다. 친절하게 화면에 '토스에서 송금하기' 버튼이 배치돼 있었지만 작동이 되지 않았다. 이 버튼을 누르면 바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나온다. 토스 앱을 통해 가입하는 상품인데 사용자 폰에 앱이 깔려있지 않다고 가정한 셈이다. 소비자가 상품을 가입하는 과정을 제대로 테스트 했는지 의심스럽다. 여기까지 십여분이 걸렸고, 만들기를 포기했다. 30초간 심호흡을 하고 다시 도전했다. 여전히 마지막 관문에서 좀 당혹스러웠다. 결국 토스 앱에서 입금하더라도 새 산업은행 계좌를 입력해야 한다. 자동 연동이 되지 않아 계좌를 입력해야 한다. 결국 산업은행 앱으로 돌아가 계좌번호를 종이에 옮겨적었다. 계좌 자동 복사 기능조차 없기 때문에 메모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모든 과정을 성공했지만 상품 하나 가입하는데 20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인생에 도움 되는 적금을 가입했지만 토스 앱의 편리함과 기존은행 서비스의 불편함이 '극과 극' 형태로 다가왔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 유니콘이 지속해서 나오는 시점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스케일업' 투자를 강조해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정부기관이나 투자자가 스타트업 싹을 틔우는 투자에만 머물지 말고, 끝까지 밀어주는 모험적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래야만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그 실과도 외국투자기업에 뺏기지 않고 한국이 고스란히 따먹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은행이 국내 핀테크 산업에 지원하는 이유도 부연했다. 다음날엔 산업은행이 토스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는 소식과 KDB토스 적금 보도자료가 연이어 나왔다.
국책은행으로서 핀테크 협업과 투자의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기자가 주는 점수는 100점 만점에 50점이다.
투자는 과감했으나 핀테크 산업의 혁신은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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