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EU, 러와 관계 개선 추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4 04:37

수정 2021.06.24 04:37

[파이낸셜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간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월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대통령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간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월 1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대통령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유럽연합(EU)이 입장을 돌연 바꿔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양국 외교관계 회복에 접근한데 따른 후폭풍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관계 개선을 제안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를 지지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 총리는 EU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러나 다른 EU 회원국들이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날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교 당국자 회의가 열렸고 독일이 이같은 제안을 내놨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탐탁치 않아했다.

그렇지만 메르켈은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퇴임을 앞 둔 메르켈이 퇴임 전 러시아와 관계회복을 마무리짓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은 EU 회원국 정상들과 지난 수일에 걸쳐 긴밀히 상의했다. 마크롱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베를린을 방문해 메르켈과 정상회의의 갖기도 했다.

미국도 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같은 시기 베를린을 방문해 논의에 참석하고 있다.

EU와 러시아간 회의 주제도 벌써 논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바이든과 푸틴 간 정상회담이 EU와 러시아간 관계 개선 신호탄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르켈은 푸틴과 정기적으로 회동하고 있으며 이번주에도 전화 통화를 했다.

그는 23일 블링컨 장관을 만나기 전 "우리가 얼마나 다투건 우리는 통신채널이 늘 열려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입장과 이해를 명확히 전달하고, 해결방안이 있는지 찾아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 프랑스 고위 관리는 "(바이든과 푸틴이) 제네바에서 그랬던 것처럼 EU도 고위급 대화에 따른 부수효과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등이 고조되던 러시아와 미국 관계가 양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일단 안정 국면에 들어간 것처럼 유럽 역시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돌파구로 삼아 관계 개선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EU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 이후 경제제재에 나섰고, 푸틴과 정상회담도 중단됐다.

독일과 프랑스가 앞장서 관계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발트해 국가들과 폴란드 등은 이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들 국가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도발하고 있는 러시아에 EU가 강경 대응을 지속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메르켈의 이같은 제안은 그가 하루 전 날 푸틴과 통화에서 나치 독일의 옛 소련 침공 80주년을 언급한 뒤 나왔다.


러시아는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에서 "상호 적대감을 극복하고 러시아와 독일 국민간 화해에 도달하는 것이 전후 유럽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