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또 사상 최고… 시큰둥한 개미들 “내 주식은 왜 파란색”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4 17:52

수정 2021.06.24 18:36

순환매장에 상승 체감도 뚝
美 테이퍼링 불안감도 커져
증권가, 하반기 조정·하락장 예상
“성장·가치주 골고루 담아야” 조언
코스피가 24일 전날보다 9.91포인트(0.30%) 오른 3286.10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고치도 3292.27로 높였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서동일 기자
코스피가 24일 전날보다 9.91포인트(0.30%) 오른 3286.10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는 장중 사상 최고치도 3292.27로 높였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사진=서동일 기자
#. "오늘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지도 몰랐네요. 무언가 오르는 느낌인데 막 치고 올라가는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38세 직장인 최모씨)
코스피가 6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여전히 개미들은 "내 주식 계좌만 파란색"이라며 체감이 그리 크지 않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성장주와 가치주가 서로 돌아가면서 장을 이끌고 있어 확실한 주도주 없이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소외된 개미들이 많기 때문이다.

24일 코스피는 3286.10으로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8포인트(0.16%) 상승한 3281.47로 출발해 장중 한때 3292.27까지 오르며 역대 장중 최고점인 지난 16일(3281.96) 기록을 넘어섰다.

■빠른 순환매 속 소외 개미들 늘어

이처럼 지수는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개미들의 체감 온도는 미지근하다. 증시를 강하게 끌고 가는 주도주가 사라지고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일부 개별 종목 위주로만 상승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 초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LG화학, 현대차, 삼성SDI 등 대장주·성장주 위주로 매수한 사람들은 2·4분기 주가가 횡보하거나 조정을 받으면서 증시에서 소외됐다.

반면 2·4분기 경기민감주나 소재산업주, 여행주, 운송주 등을 보유한 사람들은 주가가 많이 오르며 수익을 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며 힘을 못 받고 있다. 최근 다시 장기 금리가 미국을 비롯해 각 국가에서 내려가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팬더믹이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에 성장주가 다시 주목 받자 가치주도 주춤하는 중이다.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으로 '리오프닝' 수혜주들도 강세를 보였지만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성장주로 자금흐름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에 횡보세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증시의 상승이 특정섹터를 위주로 바뀌고 있고 개별 종목이 약진하는 상황에서 지난해처럼 성장주는 무조건 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사람들은 상당한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경기 민감주나 경기 수혜주 역시 최근 들어 다시 힘을 잃으면서 지수 상승과 개인 투자와는 괴리감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주가에 대한 부담감이나 향후 미국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불안감 역시 투자자들을 조급하게 만들면서 지수 상승에 대한 체감을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르면서 조정이 올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상승에 대한 걱정으로 결국 주가는 빠질 것이라는 생각에 지수 상승이 크게 와 닿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하반기 들어서면서 기저효과 소멸과 테이퍼링 논의 등으로 주식 시장에 긍정적 요소가 줄어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2·4분기는 아직 유동성이 많고 기업 실적이 기저효과 등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하반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과 같은 강세 분위기는 올해 여름까지 지속될 수 있겠지만 2·4분기만큼의 경제 성장률이 하반기에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유동성 역시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면서 "하반기 주식 시장은 조정 받거나 변동성이 높아지는 지는 하락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률 높여야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장주와 가치주를 놓고 고민하기보다 포트폴리오를 2개로 나눠 성장주와 가치주를 모두 담는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성장주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단기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민감주도 최근 단기 급등했고 아직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남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성장주는 지속적으로 담으면서 보유하돼 경기 회복주는 수혜를 더 받는 쪽으로 스윙을 하면서 순환매를 하라는 조언이다.


최석원 부문장은 "성장주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을 위해 사는 만큼 사고 팔기보다는 꾸준히 매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성장주는 팔지 말고 가져가 돼 경기 회복주는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종목 위주로 순환매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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