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썩는데 500년” 제주도, 아이스팩 회수·재활용 협약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5 09:21

수정 2021.06.25 09:26

24일 협약식…민관 협력 자원순환사회 조성 '앞장'
24일 오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열린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협약식
24일 오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열린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협약식

[제주=좌승훈 기자]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로 자연분해까지 500년 가량이 소요되는 아이스팩 회수와 재사용을 통한 자원순환사회 조성에 민관이 힘을 모은다.

재활용 대상 아이스팩은 오염되거나 훼손되지 않은 젤 형태의 아이스팩이다. 주민이 배출한 아이스팩은 전문 소독업체에서 수거한 후, 재활용 가능제품을 선별하고 세척·소독작업을 거쳐 재사용하게 된다.

제주도는 24일 오후 4시30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스마트빌딩 제2회의실에서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협약식을 가졌다.

대개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인 고흡수성 폴리머(SAP)로 만들어진 젤 형태의 아이스팩은 냉동·냉장 식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배송 식품과 함께 넣어 사용한다.

하지만 물에 녹지 않고, 자연분해에 500년이 소요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자연분해가 잘 안 돼 소각·매립도 어려워 대체품 전환이 시급하다. 특히 내용물이 하수구로 버려지면 심각한 해양오염을 가져올 수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두 행정시(제주시·서귀포시),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 도내 농수축협과 수산물가공유통협회, 제주도새마을회·제주시니어클럽 등과 함께 아이스팩 수거와 재사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국환경공단은 홍보·교육, 아이스팩 수거함과 세척제 지원, 성과 평가를 진행한다. 행정에서는 아이스팩 보관 장소(재활용도움센터) 제공, 수요처 확보와 홍보활동에 나선다. 민간단체는 아이스팩 자체 수집·세척 후 수요기관에 전달하게 되며, 민관기관은 재활용도움센터 내 아이스팩을 주 2회 운반하고 세척 후 사용하게 된다.

24일 오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열린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협약식
24일 오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열린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협약식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고흡수성 수지는 소각장에서 타지 않고, 썩는데도 500년이 넘게 걸려 결국 토양과 하천에 남아 다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며 “오늘의 협약은 작은 실천이지만 제주의 청정자원인 토양과 바다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탄소 없는 섬(CFI) 제주 2030’과 ‘쓰레기 걱정 없는 제주(WFI) 2030’ 프로젝트를 통해 제주를 자원순환사회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일회용 컵 없는 '청정 제주' 조성과 아이스팩 회수·재사용 사업을 통해 제주가 대한민국의 자원순환 정책을 선도하는 또 다른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활용도움센터 내 아이스팩 재사용은 지난 2년 동안 서귀포시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추진돼 왔다.
지난해에는 1만4000개의 아이스팩이 회수돼 재사용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