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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녹지 많을수록 도시민 행복도 높다

[1일IT템]녹지 많을수록 도시민 행복도 높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20일 서울 잠실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나무그늘 아래에서 더위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1.06.20.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시가 커질수록 마천루가 늘어나고 숲이 점점 사라진다. 사람들은 주거지역을 선택할때 여러 생활 인프라시설을 따지며 녹지도 주요 선택 항목으로 꼽고 있다. 역세권, 학세권과 함께 숲세권이라는 부동산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이처럼 주거지역 주변에 녹지가 있는 곳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원, 정원, 천변 등 도심의 녹지 공간은 미적 즐거움은 물론 신체활동과 사회적 상호작용 촉진 등 육체와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 도심 녹지와 시민 행복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졌지만, 지금까지는 주로 일부 선진국을 대상으로만 연구가 진행됐다. 이 때문에 녹지의 긍정적인 영향이 범지구적인 현상인지, 또 국가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파악이 어려웠다. 또한,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실태조사나, 항공사진은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워 데이터 수집의 한계가 있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및계산과학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차미영 교수팀은 경제가 발전한 도시일수록 도심 속 녹지 공간이 시민의 행복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인공위성 이미지 빅데이터를 분석해 세계 60개 국가의 도시 녹지 공간을 찾아내고, 녹지와 시민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세계 60개국의 90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도시에서 녹지의 면적이 넓을수록 시민 행복도가 높아졌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고해상도 위성 '센티넬-2'를 이용해 세계 60개국, 90개 도시의 녹지 면적을 조사했다.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를 대상으로 삼았으며, 선명한 이미지를 위해 각 지역의 여름 시기를 분석했다. 북반구는 2018년 6~9월, 남반구는 2017년 12월~2018년 2월의 이미지가 쓰였다.

이후 정량화된 도시 별 녹지 면적 데이터를 국제연합(UN)의 2018 세계행복보고서 및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자료와 교차해 녹지와 경제의 시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총괄 분석했다.

그 결과, 국가의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도시에서 녹지의 면적이 넓을수록 시민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을 파악했다. 다만, 60개 국가 중 GDP 하위 30개 국가는 경제 성장이 행복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8000달러(약 4223만원)가 넘는 도시에서는 녹지 공간 확보가 경제 성장보다 행복에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지역이 분석에 쓰였으며, 도심 녹지의 면적이 과거보다 증가하며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차미영 교수는 정우성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와 원동희 미국 뉴저지공대 교수 등과 함께 공동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정우성 교수는 "경제 발전 단계에서는 경제 성장이 시민 행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경제가 일정 수준 발전한 뒤에는 다른 사회적 요인이 행복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도심 녹지 공간이 행복감을 향상시키는 사회적 요인 중 하나임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막연하게 연관 있을 것이라 추측해온 녹지, 경제 그리고 행복간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모든 국가에 걸쳐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 시민의 삶에 도움 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차미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도구를 호수 및 해안 등 수생 환경의 면적을 정량화하는데 적용하고, 수생 환경과 시민 행복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