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실종된 자매 찾는 이혜련씨
"동생 친척집에 맡겨놓겠다던 부친
일기장엔 기차에 두고 내렸다 써"
"동생 친척집에 맡겨놓겠다던 부친
일기장엔 기차에 두고 내렸다 써"
이씨는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시간들을 기억하면서 "사람이 어찌 그리 매정할 수 있는가 싶다"며 목소리를 떨었다.
28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센터에 따르면 이정아씨(52·실종 당시 4세)는 지난 1973년 11월 1일 경기 파주군 주내면(용주골)에서 실종됐다. 직업군인인 아버지가 "몸이 너무 아파 수원 친척집에 아이를 한 달만 맡겨 놓자"며 두고 간 뒤 혜련씨와 정아씨는 만나지 못했다.
그날 이후 혜련씨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폐결핵이 있었던 어머니는 몸과 마음의 병이 겹쳐 수년 후 명을 달리했다. 아버지와는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됐다.
혜련씨는 답답한 마음에 청와대에 편지도 쓰고, 아침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지만 정아씨를 다시 찾을수는 없었다.
공소시효가 지난 줄 알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혜련씨는 지난해 아버지를 고발했다. 하지만 형사의 추궁에도 아버지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말할 때마다 진술이 달라진다"며 "'진실만 얘기해 달라'고 호소하지만,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정아씨의 본명은 이혜정이지만, 가족들은 그를 '정아'로 불러 이 이름이 더 친숙할 것이라고 혜련씨는 전했다. 그는 "동생은 밝고 친구들과도 잘 사귀던 아이"라며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기 때문에, 동생이 이제 저를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