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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원자재 가격… 구리 10%·대두 19% 빠졌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28 17:42

수정 2021.06.28 17:42

최근 한달 일부품목 하락세
"인플레 일시적" 연준 뒷받침
석유·천연가스·철광석 오름세에
투자자들은 여전히 강세장 베팅
한풀 꺾인 원자재 가격… 구리 10%·대두 19% 빠졌다
지난달 세계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공포로 가파르게 올랐던 원자재 가격이 주요국의 돈풀기 전략 유지에 따른 안도감 및 강달러 현상 때문에 차츰 가라앉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상승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지난해 비해 상승 여력이 있다며 원자재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원자재 가격이 수직 상승한다던 지난달 시장 예측이 엇나갔다고 전했다. 25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 구리 선물 가격은 파운드(0.45kg)당 4.2920달러를 기록해 올해 최고점이었던 지난달 11일(4.7620달러) 대비 약 10.9% 빠졌다. 알루미늄 가격은 런던상품거래소 기준으로 지난달 7일 t당 2540.48달러로 올해 들어 20% 이상 뛰었지만 이달 25일 기준 2485.85달러로 5월 7일 대비 2.1% 내려갔다. WSJ는 옥수수와 대두 선물 가격 역시 5월 고점 대비 각각 13%, 19%씩 빠졌으며 이달 돼지 출하 가격 역시 17%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시장에 투입되는 목재 가격은 올해 봄에 4배 이상 올랐다가 54% 추락했다.

영국 투자사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던바 다중 자산 대표는 "시장에서는 몇 달 전만 해도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지만 이제는 일부 예외 품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시세변동을 진단하는 설명중 하나는 애초에 올해 원자재 폭등이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점차 누그러지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짧은 기간 원자재 공급이 부족해졌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미 목재 가격의 급등락을 지적하고 인플레이션 위협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스펜드매터스는 25일 발표에서 올해 들어 각국 제련소들이 정상 작동하면서 지난 5월에만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6%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국제 시장에서 58만8000t 가까이 모자랐던 알루미늄이 100만t 이상 남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또 다른 원인은 원자재 거래에 쓰이는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가늠하는 달러지수는 25일 기준 91.85를 기록해 전월 대비 약 2% 올랐다. 이는 미 연준이 이달 발표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최소 2023년으로 설정했지만 연준이 통화량을 줄인다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까닭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부 투자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생산보다 연료로 더 많이 쓰이는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은 생산에 주로 쓰이는 다른 원자재들에 비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철광석 가격 역시 중국과 미국이 팬데믹 극복과 동시에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시작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WSJ는 사회기반시설 외에도 각국 소비자들의 소비 확대, 중국 기업들의 사재기, 지난 수년간 이어진 원자재 보관 시설 투자 부족 현상 등을 지적하며 가격 상승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미 투자사 디렉시온의 에드 이질린스키 대체 투자 대표는 "우리는 지금 시장 초입에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연준의 설명대로 일시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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