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전상용·송지준 교수팀
세균 단백질 조립해 백신용 항원 전달체로 활용
세균 단백질 조립해 백신용 항원 전달체로 활용
[파이낸셜뉴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이미 백신이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의 높은 변이율로 인한 백신 불일치로 인해 여전히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매년 유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신을 매년 새로 예측하고 생산 및 접종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따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전상용·송지준 교수팀이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부터 보호 면역을 유도할 수 있는 범용 나노 백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상용 교수는 "세균 유래 단백질 나노구조체 기반 범용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수공통 감염을 일으키는 브루셀라 세균의 외막 단백질을 바이러스 항원 전달체로 활용해 인플루엔자에 대항하는 새로운 백신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항원으로 항체 생성을 유도해 여러 종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에 존재하는 몇몇 단백질 기반 나노구조체들은 바이러스 유사 입자를 모방해 백신용 항원 전달체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항원에 대한 면역원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보조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데 문제는 종종 면역증강제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면역원성 및 면역 증강 효과를 가지는 브루셀라 병원균의 외막 단백질 BP26 기반 '술통' 모양의 나노구조체에 기반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새롭게 개발했다.
연구진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 M2e와 BP26 단백질을 융합했다. 항원 M2e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형태와 상관없이 서열이 비슷하게 보존돼 있어 많이 쓰일 수 있지만 면역원성이 낮아 단독 사용이 제한돼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단량체들의 자기조립으로 형성된 단백질 나노구조체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술통 모양 나노구조체 백신은 면역증강제 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M2e 항원 단백질 대비 훨씬 더 강력한 M2e 항원에 대한 특이적인 체액성 면역 반응을 유도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을 통해 다양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상용 교수는 "인플루엔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성 병원체 감염에 대응할 수 있는 다목적 백신 플랫폼으로써 사용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범유행에 대항하기 위한 새로운 백신 후보군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과학과 강석모 박사, 김유진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국 화학회 나노분야 저명학술지 'ACS 나노(ACS Nano)' 1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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